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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에 연기인생 걸었습니다 - 임상옥역 이재룡·다녕역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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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에 연기인생 걸었습니다 - 임상옥역 이재룡·다녕역 김현주

입력
2001.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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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씨의 소설 ‘상도’ 는 한국일보에 연재돼 많은 호응을 얻었고, 책으로출간돼 최근 판매부수가 100만부를 넘어섰다. 소설 ‘상도’ 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남녀 주연에 이재룡(37)과 김현주(24)가 캐스팅 됐다.‘허준’(MBC)의 이병훈 PD와 작가 최완규씨가 ‘상도’ 를 드라마화 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사람과 연기자의 시선이 남녀 주연에 쏠릴 정도로 드라마 ‘상도’ 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연기자들은 최고의 원작자, 연출자, 드라마 작가로평가 받는 이들과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연기 인생에 큰 자긍심이 되기 때문이다.

주인공역을 맡은 이재룡과 김현주는 현재 방송되고 있는주말 드라마 ‘동양극장’ (KBS)과 ‘그 여자네 집’ (MBC)의 주연을 맡아 열연하고 있기도 하다.

"캐릭터 변신 보여줄만한 기회"

▦이재룡

그는 중절모를 쓴 양복차림의1930년대 명배우 황철의 모습이었다. 9일 첫 방송된 ‘동양극장’ 촬영이 한창이었다.

“연기자에게 배역만큼 중요한 것이 없어요. 주연, 조연을 떠나서 자신의 연기 인생을 걸만한 배역을 맡기란 참으로 힘들지요.

현대극 출연에 전념해온 저에게 ‘동양극장’ 의 황철 역과 ‘상도’ 의 임상옥 역이 주어진 것은 엄청난 기회이자도전입니다.” 그는특유의 낮은 소리를 내며 웃었다.

‘파도’(99년, SBS)에서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술집에 나간 적이 있는 여자를 사랑하는 장남 역과 ‘바보 같은 사랑’(2000년, KBS)에서 힘든 처지에 있는 유부녀에게 연민을 느끼며 따스하게대하는 변두리 봉제공장 재단사 역은 그동안 이재룡이 맡았던 캐릭터를 대변하기에 충분하다.

그의 부드러운 외모와 말투가 악역은 어울리지 않는다는생각을 모두에게 심어주는 듯하다. 이재룡의 착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는 그가 모델로 나서는 광고에서도 십분 활용되고 있다.

그래서 그를 단선적인 연기자로 평가하는사람이 많다. ‘허준’ 의 임상옥 역에 캐스팅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일면 타당한 지적입니다. 저도 다른 연기자처럼 카리스마가 강하고질곡의 역사나 인생을 사는 배역을 맡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요. 황철 역과 임상옥 역은 그런 점에서 제 자신을 실험하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우연히 그의 아내 유호정(33)은조선 후기 화가 오원 장승업의 삶을 다룬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 에서 여자 주연인 기생 매향 역에 캐스팅 됐다.

“저는 조선후기의 상인 임상옥을 표현해내야하고 아내는 기생 역을 소화해야하는군요. 물론 스크린과 브라운관이라는 다른 공간이지만 서로 격려하며 연기를 하겠습니다. ”

부부가 함께 출연한 보험 광고를떠올리며 “자상하고 배려 많은 남편이냐”는 질문을 던지자 “75점 아니 80점 정도는 되는 남편이라고 생각해요” 라고 말한다. 그는 ‘동양극장’ 이 끝나는 8월초쯤에 곧 바로 ‘상도’ 의 촬영에 들어간다.

"일생에 한번 올까말까한 배역"

▦김현주

“이 악물고 해야지요. 그렇게 까지 해서안되면 욕을 먹어도 기꺼이 감수하겠습니다.” 귀엽고 깜찍한 분위기의 김현주 입에서 나오는 말이 평소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게비장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6개월 뒤 그를 만났을 때 김현주는 “저 이 악물고 연기했는데 어때요?” 라고 자신 있게 반문했다.

연기력 부족이라고 비판 받았던 김현주가지난해 높은 인기를 얻으며 방송됐던 시대극 ‘덕이’ (SBS) 에서 타이틀 롤을 맡자 우려했던 많은 사람들도 방송이 끝난 후 김현주가연기자가 된 것 같다는 평가를 내렸다.

“ ‘덕이’ 에 나설 때와 똑 같은 입장입니다. 짧은 연기생활에서제 인생에 한번 올까 말까 한 배역을 맡았으니 잘 해야지요.

기회는 두번 다시 안 올 수 있으니까요.” 송도 제일의 거상 박주명의 외동딸로 미모와 총명함을겸비하고 임상옥과 사랑에 빠지는 ‘상도’ 의 여자주인공 다녕 역에 캐스팅 된 소감이다.

그는 평소 귀여운 철부지 같은 느낌을많이 준다. 수다도 잘 떨고 놀기 좋아하는 스물 넷의 일반 젊은 여성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요즘 그가 연기하고 있는 ‘그 여자네 집’ 에서의 영채 역이 잘 어울리는지 모른다. “세상 물정 모르고 자신의 감정대로 살아가는 대학생이지요.

그만큼 순수하기 때문에 고아(이서진)에게 마음이 끌려 사랑을 하게 된 것이지요.” 배역을 설명하면서 극중 영채 성격과 비슷하나드라마에서처럼 결말이 너무 아프게 다가올 사랑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잡지에 실린 증명사진 하나가 인연이돼 연예기획사에 들어가 연기자의 꿈을 키우며 잔심부름 을 하던 김현주가 어느 사이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그 과정에 “대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중도 퇴진하는 아픔도 겪었지만 그는 입이 부르트도록 볼펜을물고 발음 훈련을 하는 자기와의 싸움을 해냈다. “한 작품 할 때마다 나아지겠지요. 아직갈 길이 먼데요” 라고 그는 말한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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