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명문대 수학과 복도에는교수들도 풀지 못하는 문제들이 새로운 천재를 기다리며 적혀 있다. 그런데 뜻 밖에도 그 문제를 푼 사람은 윌 헌팅이라는 학교 청소부, 빈민가에 사는 고아 청년이다.얼마 전 TV에서 본 영화 '굿 윌 헌팅'은 바로 이 불우한 천재가한 상담자와의 '진실한 만남'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열고세상과 화해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영화의 흐뭇한 결말에 마음이 한없이 따뜻해지면서도 한편으로 마음이 무거웠던것은 내가 우리나라 청소년상담의 최일선에 서 있다는 자각 때문일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제2, 제3의 윌 헌팅들이 있을텐데….어디청소년뿐이겠는가. 어른들 중에도 '그 때 내 곁에 누군가 있었더라면…'하는 아쉬움에 젖는 사람이한 둘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청소년인구는 약 1,200만명,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고, 이들이 얼마나 건강하게 성장하느냐에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도 할 수 있는데, 현실은 어떤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적으로약 3,500여개 청소년관련 상담기관에서약 8,500여명의 상담자들이 근무하고있다.
상담이필요한 청소년을 약 30%로 잡는다면, 상담자 한 명이 약 420여명의 청소년을 상담해야하는 형편이다.
이같은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서 우리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기대한다는 것은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런 가운데 정부가 청소년기본법에 따라 청소년 상담사 국가자격제도를 시행하기로 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든중요한 일에는 자격증이 요구되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급식을 하는 학교에 영양사자격증소지자가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은 밥을 못 짓기 때문이 아니다.
그 일이 그만큼 중요하고 따라서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상담자와의 만남을통해 역경을 이겨낼 힘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된다.
그들은 청소년들에게 인생의 등대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이런 중요한 일을 어찌 아무나할 수 있겠는가. 이 일처럼 고도의 전문성과 엄격한 책임의식을 필요로 하는 일이 또 어디있단 말인가.
아무쪼록 이 제도가 조속히 시행되어 청소년상담의 전문성이 확보되고 이를바탕으로 우리 청소년들의 밝은 미래가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혜성·한국청소년상담원 원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