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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行試 14~17회 출신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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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行試 14~17회 출신 '전성시대'

입력
2001.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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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천 경제부처는 행시 14~17회 전성시대.’본지가 10일 재경부, 청와대,기획예산처, 산자부, 공정거래위 등 주요경제부처 관료들의 보직을 분석한 결과, 행시 14회에서 17회 출신의 EPB(옛 경제기획원)맨과 MOF(재무부)맨들이핵심 요직을 장악하며, 한국경제호의 항로를 결정하고, 산적한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 등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1급과 국장급은 경기고 독무대

1급과 국장급에는 경기고 출신들이 두텁게 포진하며 노른자위 보직을 휩쓸고 있다. 1급 선두주자는 권오규(權五奎ㆍ행시 15회) 재경부 차관보와 양천식(梁天植ㆍ16회) 청와대 금융비서관 등.

권 차관보는 1977년 EPB의핵심인 종합기획과를 시작으로 경제기획분야에서 잔뼈가 굵었으며 빠른 두뇌회전과 논리정연한 언변을 바탕으로 본부내 거시경제분야의 최고전문가로 통한다.경제학박사 학위도 갖고 있다.

MOF출신으로 금융감독위를 거쳐 청와대에 입성한 양 비서관은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부실금융기관의 구조조정과 공적자금투입문제 등 험난한 과제를 처리하는 데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국장급에선 재경부 김규복(金圭復ㆍ15회) 경제협력국장, 박병원(朴炳元) 경제정책국장, 이종구(李鍾九) 장관 특별보좌관, 방영민(方榮玟) FIU(금융정보분석원)구축단장(이상 17회), 변양호(邊陽浩ㆍ19회) 금융정책국장, 금감위 이우철(李佑喆ㆍ18회) 감독정책2국장, 김석동(金錫東ㆍ23회) 감독정책1국장 등이 경기고 군단을 형성하고 있다.

이중 박병원국장은 진념(陳稔)부총리, 이기호(李起浩) 경제수석, 강봉균(康奉均) KDI원장, 권오규 차관보 등의 경제기획국 라인에 합류, ‘1급 승진 0순위’로 꼽힌다.

변 금정국장은 이재국, 국제금융국을거치면서 환란 당시 외채실무협상에서 진가를 발휘했고 금융과 거시경제에 두루 경험한 엘리트. 입이 너무 무거워 ‘자물쇠’란별명을 갖고 있다.

은행 등 1,500개 금융기관의 인사와 경영을 좌우하고, 대출 및 금리결정, 재벌 여신관리 등으로한국경제의 돈줄을 주물렀던 과거 이재국에 비해선 금정국의 역할과 기능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금감위 김석동 국장은 대학졸업후 20대에 봉제수출로 해외를 누볐던 이색경력의 소유자로 과장시절부터 장관을 독대했을 만큼 금융업무에 해박하다.

■ 호남출신, 전진배치

DJ 정부들어 호남출신 관료들의 전진 배치도 두드러졌다.

1급으론 오종남(吳鍾南ㆍ광주고) 청와대 경제비서관, 재경부의 김용덕(金容德ㆍ용산고, 전북 군산) 국제업무정책관과 이용섭(李庸燮ㆍ학다리고) 세제실장, 기획예산처의김경섭(金敬燮ㆍ전주고) 정부개혁실장과 김태현(金泰賢ㆍ광주일고) 기획관리실장 등이 간판주자들. 경제기획국 라인의 맥을 잇고 있는 오 비서관은 두뇌회전이 빠르고 업무처리도 뛰어나지만, 소신이뚜렷해 마찰을 빚기도 한다.

이용섭 세제실장은 경기고-서울대출신이 아니면 생존하기 힘든 재경부에서 업무추진력과 세제분야의 전문성을 무기로 1급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MBA를 취득한후 성균관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북 고창출신인 금감위 진동수(陳棟洙) 상임위원은 경복고 출신의 MOF맨으론 드물게 승승장구한 케이스로 업무처리에 차가울 정도로빈틈이 없다. 현대투신에 대한 미 AIG와의 외자유치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국장급에선 재경부의 박용만(朴龍萬ㆍ전주고) 재산소비세심의관ㆍ김병기(金炳基ㆍ경복고, 전남신안) 국고국장ㆍ오갑원(吳甲元ㆍ광주일고) 국민생활국장, 허선(許宣ㆍ순천농고) 공정위 정책국장, 기획예산처의 박종구(朴鍾九) 공공관리단장(충암고, 광주), 임상규(任祥奎ㆍ광주일고) 예산총괄심의관 등이 호남인맥을대표하고 있다.

박종구 단장은 박정구(朴定求) 금호그룹회장의 동생으로 교수출신(아주대)으론 드물게 친화력과 추진력을 갖춰 성공적으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영남출신도 선전

영남출신들도 전문성과 지역안배 케이스가 복합적으로 작용, 핵심보직에 상당수 배치돼있다.

1급에선 박봉흠(朴奉欽)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이 영남의 대표주자. 예산실에서 잔뼈가굵은 박실장은 행시 동기(13회)인 김태현 기획관리실장, 14회의 김경섭 정부개혁실장 등 호남라인과 3파전을 벌여 예산실장을 따냈다.

예산실장은과거 대한민국 5대 실ㆍ국장(이재국장, 예산실장, 치안국장, 경제기획국장, 양정국장)의 하나. 배영식(裵英植) 재경부 기획관리실장은 최고참 1급(13회)으로대인관계가 좋아 옛 기획원과 통합 재경원의 공보관을 연달아 지냈다.

사무관 시절부터 동양화에 심취, 한때 집을 담보로 소치 허유, 남농 허건 등의그림을 구입했을 정도로 남화에 조예가 깊다. 신동규(申東奎) 국제금융국장(경남 거제)도 금정국장, 주미대사관 재경관, 공보관 등 주요보직을 섭렵했다.

■ 장관급은 EPB맨과 호남편중

경제부처의 주요 장관급엔 EPB와 호남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진념 부총리(고등고시14회, 전북 부안), 이기호 경제수석(행시 7회, 전남 목포)은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현 KDI원장)과 함께 EPB 경제기획국에서 한솥밥을 먹으며개발연대 한국경제의 밑그림을 그린 주역들.

진부총리가 기획원 차관보 시절, 강 전장관이 경제기획국장, 이 수석이 종합기획과장을 맡으며, 서로 밀어주고,끌어주는 선후배관계를 유지해왔다.

전윤철(田允喆) 기획예산처 장관(목포), 이남기(李南基) 공정거래위원장(전북 김제)도 EPB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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