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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막힌 금강산사업 '새 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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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막힌 금강산사업 '새 길' 열어

입력
2001.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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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北 육로관광합의 의미금강산 관광 활성화에 대한 현대아산과 북한 아태평화위원회간 합의서가 전격 체결됨으로써중단 위기에 몰렸던 금강산 관광사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게 됐다.

현대아산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육로관광이 성사될 경우 2003년에는 금강산 관광사업이 흑자기조로 돌아서고 금강산 관광특구 지정으로 외국 관광객 및 투자가 유치되면 수익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합의내용이 제대로 이행되려면 남북한 당국간 후속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하고 추가투자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일정이 결코 순탄치 만은 않을 전망이다.

■ 육로관광길 뚫린다

이번 합의의 가장 가시적인 성과는 육로관광 성사 라고 볼 수 있다. 현대아산이 금강산 육로관광을 고집스럽게 요구한 것은 해상관광만으로는 여행수요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강원도 최북단 간성지역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까지 육로가 열리면 동해안ㆍ설악산 관광과 연계, 폭발적인여행수요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설악산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이 연간 1,000만명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 때 이 중 10%만 금강산 관광코스로연계시킬 경우 연간 100만명이 육로를 통해 금강산을 찾게된다.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 삼일포 13.7㎞ 구간의 국도 7호선이 연결되면 속초에서부터 금강산(60㎞)까지는 자동차로 1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또 관광비용도 유람선의 절반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유람선 관광은 1인당2박3일 기준으로 40만~50만원 선이지만 육로관광의 경우 절반인 20만~25만원 선이 될 전망이다.

현대아산은 사업시행 1년 안에 45만명의 관광객을 상대로 500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 관광특구 활성화된다

여행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육로관광 허용과 함께 금강산 일대의 골프장,해수욕장 설치 등을 위한 관광특구 지정이 필수적이다. 아름다운 풍광의 자연경치를 둘러보는 것 이외에 즐길 거리가 없을 경우 여행객 수 증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 당국이 2개월 이내에 금강산 일대를 관광특구로 지정하는 관련 법률을 공포, 시행할 경우 장기적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의 수익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더욱이 추가 투자에 한계를 갖고 있는 현대아산은 관광특구 지정으로 여행객 안전 및 투자에 대한 보장 등이 국제적으로 공인될 경우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현대아산은 국내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 장전항 주변에 골프장, 해수욕장을 개발하고 야영장 설치 등을 통해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 난관도 많다

현대아산과 아태평화위의합의서 체결에도 불구하고 사업의 수익성 확보에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경의선 복원사업만 해도 당국간 합의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변수로 난관에 봉착해있다.

따라서 휴전선을 관통하는 육로관광사업이 현대아산의 뜻대로 쉽게 추진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다.더욱이 당장 운영비도 부족한 현대아산이 미납한 관광사업대가 2,200만 달러를 포함, 새로운 투자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하는 문제들도 풀기가 쉽지 않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정부 '측면 길닦기' 시동

금강산 관광사업 활성화 합의후 정부가 취할 후속 조치는 ▦관광사업 주체를 재정비하는 방안 ▦관광사업 수익성을 높여주는 방안 ▦육로 관광로를 추진하는 방안 등으로 나눠 볼 수 있다.

현대가 금강산사업을 단독으로 추진하지 않고 국내외 기업과 제휴할 방침을 밝힘에 따라 정부는 우선 컨소시엄 구성을 본격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컨소시엄 구성은 외관상으로 현대아산의 몫이지만 정부의 측면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특히 정부는 한국관광공사의 컨소시엄 참여를 적극 검토 중이다. 공기업의 참여는 민간의 참여를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사업의 안정성 확보에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북측도 현대와의 협상 과정에서 남측 당국의 사업 참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두 번째 지원은 미지급 된 관광대가금(우선 2,200만달러)과 현대아산의 운영자금지원, 금강산 사업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금강산 현지 카지노와 면세점 설치 허용 검토 등이다. 정부는 컨소시엄이 구성되면 금융권 대출이 용이해질 것으로 본다.

남북협력기금 지원은 정치권의 논란을 불러올 여지가 있어 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금강산 해상호텔 내 카지노 및 면세점 설치 허용여부도 재심의 돼 허용쪽으로 가닥이 잡힐 공산이 크다. 아울러 현대측은 금강산 현지에 유흥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북측과의 협의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추진할 후속 대책은 육로 관광로 건설을 위한 남북 당국간 회담이다.육로 관광이 허용될 경우 600억~1,000억원에 이르는 건설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온 정부는 조만간 건설교통부, 문화관광부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입장을 정리할 것이다.

정부는 금강산 관광사업은 물론, 북한 상선의 영해 침범 등을 폭넓게 논의할 수 있는 형식이 남북 장관급회담인 점을 감안, 무기 연기된 5차 장관급회담을 우선 개최한 뒤 부문별 회담을 여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당국은 북측이 경의선 철도 연결 추진과정에서 비무장지대 내 건설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 육로 관광로 논의과정에서 경의선 복원사업 재개라는 ‘부수입’도 염두에 둘 것으로보인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김운규사장 일문일답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은 10일 “내년 하반기부터 육로관광이 실시되면 1년 안에 금강산 관광사업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_연체된 관광대가는 어떻게 하나.

“연체 규모는 월 관광대가를 600만 달러로 계산, 총 2,200만 달러(2월분중 200만달러는 이미 지불)이며 자구노력과 정부 지원 등으로 재원이 마련되면 곧 송금한다.”

_향후 관광대가는 어떤 방식인가.

“형편에 맞게 하되 관광객 수에 비례, 지불한다. 해상관광은 1인당 100달러,육로관광은 1인당 50달러 이하다. 개성관광도 추진키로 했다.”

_육로관광은 언제쯤 실시되나.

“가을에 착공해서 내년에 해 보자고 했다. 군사분계선 주변 지뢰매설 실태와 북측도로유실 여부가 변수다. 완공되면 자가용도 오갈 수 있다.”

_경의선 복원이 당국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경의선 복원과 육로관광은 성격이 다르다. 육로관광은 금강산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_관광특구 지정은 어떤 의미가 있나.

“투자에 대한 안전 장치가 보장된다. 따라서 외국 관광객들이나 투자자유치가 본격화할것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CNN 등에 출연해 관광특구 선전을 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_컨소시엄 구성은 구체화되고 있는가.

“관심과 능력있는 국내외 기업과 사업제휴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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