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컨페더레이션스컵축구대회는 한ㆍ일의경기력을 비교점검해 볼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한국일보는일본의 제휴사인요미우리 신문과 공동으로 한국과일본의 축구전문가 김주성(한국일보해설위원) 이국수(요미우리 신문해설위원)씨의 대담을 마련, 두 나라 대표팀의 경기력을 분석해보았다.▦김주성=이번 대회를계기로 2002년월드컵 16강진출을 위해 두 나라 대표팀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논하고 싶다. 물론 이번대회의 성적만가지고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점을 전제로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
▦이국수=먼저 이말은 꼭하고 싶다. 월드컵은 한국과 일본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준비하는 역사적인 첫 공동사업이다. 따라서 어떤 면에서는 성적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있다. 두 나라가 월드컵이라는 큰 사업을 공동 개최했으니까 다른 사업도 함께 할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것이 중요하다.
▦김=히딩크 감독이 논란이되는 까닭은 외국인이기 때문일수 있다. 한국은 예전에 크라머 등 여러 외국인 감독을 영입했지만 실패했다. 외국인감독이 국내에 와서 지도하는 것은 고통도 따르고 시간도필요하다.
▦이=한국선수들이 뛰어나다면 외국인감독이 필요없는 것아니냐. 감독이란 한마디로 오케스트라의지휘자다. 베를린 심포니의카라얀이 왜 훌륭한가. 음악에 대한 철학을 갖고 있는데다 악보에 따라 어떤 색깔을 내야 하는지 알기때문이다.
카라얀이 수많은 음속에서 실수를 지적해내듯이 선수가 사소한실수를 했을때 감독이 지적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트루시에감독은 일본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그의 지도력은 평가를 해줘야 한다. 성적을 내기때문이다.
히딩크는 유명한 감독이지만 위대한감독(Hero)인지는 모르겠다. 한국인 감독은 어깨에 짐을 지고 시작하지만 외국인감독은 그런것이 없다. 히딩크는 면죄부가 많다. 우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히딩크를 감독으로 영입할 때 축구인의 의견보다 막다른 골목이라는 상황이 절대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히딩크보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밀로티노비치(현중국대표팀 감독)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히딩크는 내년까지 성적을 내면된다. 먼저 한국선수들의 나쁜 습관부터 고쳐야된다. 이번대회서 한국축구는 변화를 보여주었다. 팀 디펜스를 시작했다. 물론 기대에는 못미쳤지만 과거 한국이 정신력, 체력, 파워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변화이다.
▦김=86년 멕시코월드컵에 비해 발전된 것이 없다. 그동안 한국은 결과에서 일본을 앞서 왔지만 밑바닥에서는 개선된것이 없다. 한국은 기초가 너무 부실하다.
▦이=일본은 지진이 잦다보니 기초를 탄탄하게한다(웃음). 한국은 일본을 예의주시 하지만 일본은다른 곳(세계)을 본다. 일본선수는 체력이 약하기 때문에 혼자서는 못싸웠다. 한국은 체력을 바탕으로 일본을 이겨왔다. 오히려 일본은 약한 체력이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한국은 체력이 너무 좋으니까 그것에 안주, 나쁜 습관을 고치지 못했다.
▦김=일본축구는 이제 모든것을 갖추었다. 일본은11명의 힘이 뭉쳐 무한한 힘을 내는것 같다.
○ 김주성(37)
1985년 국가대표로 발탁돼 86년 멕시코, 90년 이탈리아, 94년 미국 월드컵에 출전했다. 90년대초반 독일 보쿰에서 활약했으며 99년말 부산 대우에서 은퇴, 현재 MBC 및 한국일보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국수(44세)
재일동포 2세. 도잉고교에서 10년간 지도자생활을 하며 J리그 선수 25명, 국가대표 2명(모리오카,도다)을 배출, 능력을 인정받았다. 99년~2000년 베르디 감독을 지냈고 요미우리신문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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