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가뭄 속에 업종간의 명암이 갈리고 있다.농업과 양봉 등은 엄청난수난을 겪는 반면 굴착기업체와 비닐하우스 등은 때아닌 호황으로 입이 벌어졌다.
가뭄의 최대 수혜자는 굴착기업체. 건설경기 침체로 완전히 일손을 놓다시피했으나 최근에는 물을 찾기 위해 관정을 뚫어달라는 주문이 밀려 휴일도 없이 작업을 한다. 특히 가뭄이 심한 강원 철원지역의 경우 수요가 급증하면서 평상시 하루 50만원이던 관정 장비 사용료가 100만원까지 치솟았다.
온실이나 비닐하우스에서 과채류를 재배하는 농민들 역시 호황을 누리고 있다.일반 농산물에 비해 수원이 잘 확보돼 있어 생산에 어려움이 없는데다 노지(露地)에서 가뭄으로 과채류를 거의 출하하지 못해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
철물점의 고무호스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양수기로 물을 끌어올리는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계곡물이 마르면서 몰려드는 피서객으로 해수욕장도 호경기이며, 천일염도 해가 쨍쨍 나면서 생산이 급증하고 있다.
반면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모내기도 제대로 못할 정도여서 올 한해를 완전히망쳤다. 포도 등을 기르는 과수원들도 상당수가 말라 죽거나 개화하지 않는 휴면(休眠)증세가 발생, 문제가 심각하다.
양봉업자들도 울상이다. 아카시아 꽃이 제대로 피지 않은데다 핀 꽃마저 일찍말라 버리면서 거의 수확을 하지 못했다.
강과 계곡이 마르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떨어지자 주변 음식점이나 숙박업소들 가운데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경기 연천군 전곡읍 한탄강 국민관광지는 강이 바닥을 보인 지난달 이후 찾아온 손님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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