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음식 문화의 지혜도쿄에서도 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가게가 있어, 술 좋아하는 친구들을 데리고 가서 사슴고기라고 말하고는 같이 먹었다. 그 친구들은 “맛있네, 맛있어” 를 연발했다.’
재일동포 학자 정대성(68ㆍ시가(滋賀)현립대 교수)씨가 일본인에게 개고기를 먹인이야기다. ‘우리 음식 문화의 지혜’는 정씨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음식 풍물지다. 비교식문화학자로서의연륜과 한국 토속 음식에 대한 애정이 잘 버무려진 비빔밥이다.
‘식탁 이야기’는 한국음식의 개관이다. 국수, 비빔밥, 술과 떡 등 우리가 다반사로 접하는 우리 음식이 일본과 중국 음식에도 해박한 저자의 입담에 실리는 순간,흥미로운 인류학 소재가 된다.
책은 이어 고기 요리와 향신료, 야채와 산채, 과일, 생선, 술, 차와 음료 등 각론으로 푸짐하게 펼쳐진다.
우리 음식이 일본 사람을 변화시킨 것은 김치만이 아니다. 먹지 않고 버렸던 소의내장, 특히 4개의 위가 간직한 독특한 풍미를 그들이 알게 된 것 역시 우리 식문화 덕분이었다.
도라지, 더덕 등 우리 고유의 음식이 일본인의먹성을 변화시키기까지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전개된다.
복숭아 살구 사과 모과 오미자 대추 등 과일과 명태 청어 북어 조기 등 생선,그리고 약주 막걸리 소주 등에 관한 유래와 현재가 이어진다.
숭늉차 등 전통적 식후 마실거리 문화가 커피에 자리를 내주게 된 지금을 되돌아 보게한다.
이 책은 1984년, 먼저 일본 스키지쇼간(築地書館) 출판사에서 ‘조선의 음식’이란 제목으로 첫선보였다.
저자는 지난해 ‘일본으로 건너 간 한국 음식’(솔출판사)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혜산에서 먹은 쫄깃쫄깃한 국수 이야기 등 노학자 특유의입담이 살아 있다.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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