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조스팽(63) 프랑스 총리가 젊은 시절의 극좌 활동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오랫동안 언론으로부터 의혹을 받아온 조스팽총리는 5일 하원에서 “한 때 트로츠키 사상에 대해 흥미를 가졌으며, 트로츠키파 운동 조직 중 하나와 관련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뒤늦게 자인했다.그는 “그러나 이는 지적인 여정일 뿐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며, 중요한 것은 총리가 된 뒤 4년간 한 일들”이라며 위기를 넘기려 했다.
하지만 조스팽의 출마가 확실시되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 문제는 뜨거운 쟁점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트로츠키파정당인 ‘국제공산주의자기구(OCI)’를 창당한 보리스 프랑켈은 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 최신호에서 “1964년 파리 국립행정학교(ENA)학생이던 조스팽을 OCI에 입당시켰으며 그는 혁명 스터디그룹에 정기적으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관료조직에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프랑스 최고공무원 양성기관에 다니던 조스팽을 포섭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로츠키파의 행동대원이었던 파트릭 디리시도 일간 ‘르 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71년여름 나와 조스팽 총리는 같은 OCI의 세포원으로 ‘미셸’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다”고 증언했다. ‘르 몽드’는 조스팽이 87년까지 트로츠키파와 관계를유지해왔다고 보도했다.
조스팽의 좌익전력은 80년대부터 정가에서 회자돼 왔다. 문제는 활동 자체보다는 이에 대한 부인, 즉 도덕성에있다는 게 프랑스 언론들의 지적이다. 60년대에는 지식인 중 상당수가 극좌파 활동에 매료되는 분위기였다.
조스팽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트로츠키운동을 한 동생 올리비에와 혼동한 것”이라고 부인해왔다. AP 통신은 “극좌파 활동 경력이 조스팽의 정치적 몰락을 가져올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조스팽의 대선가도에 악재가 돌출한 것 만큼은분명한 것 같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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