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56)씨가 한국일보에 3년 3개월(1997년 7월~2000년 9월)동안연재했던 장편소설 ‘상도(商道)’가지난해 11월 책으로 출간된 후 7개월 만에 100만부 판매를 돌파했다.100만부, 말이 쉬워 밀러언셀러이지 ‘상도’의 100만부 판매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책 안 읽는 요즘 세태에서 국내 창작물로서는 21세기 첫 밀리언셀러이자, 그것도정통문학 작품으로 달성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중요한 것은 왜 상도를 읽는가 하는 것이다. 이 소설은 한 상인의 상업지도(商業之道)를 그린 소설이다.
그러나 이때의 ‘상업’을인간의 ‘욕망’이나 남녀간의 ‘사랑’, 예술가의 ‘예술혼’ 등으로 읽으면 훌륭한 실존소설이 된다.
또 ‘상인’이 아닌 ‘인간’ 임상옥에게 초점을 맞추면 단순한 경제소설이 아니라 진지한 인생소설이 되는 것이다.”(평론가 김미현)
이 분석처럼 ‘상도’는‘최고의 이야기꾼 최인호’ 만이 보여줄 수 있는 소설적 재미와 감동을 기본으로,이 시대의 유일한 화두가 되다시피 한 돈(경제)에 대한 진지한 철학과 인간의 기본적 욕망에 대한 성찰을 우리의 선조인 한 사나이, 의주상인 임상옥(林尙沃)의생애를 통해 담고 있다.
좋은 소설 한 편은 그대로 독자의 삶을 바꾼다. ‘상도’는지금 그 역할을 하는 소설이다. 일반독자들은 최씨가 상상력으로 창조해낸 소설 속 김정희의 그림 ‘상업지도’를실제 어디서 감상할 수 있느냐고 물어오는가 하면, 많은 기업들은 ‘상도’를임직원 필독서로 읽히고 있다. 무엇보다 작가 가 우리 책 읽는 재미와 의미를 되살려준 점이 반갑다.
‘상도’ 열풍은 일본으로도 불어간다. 일본 도쿠마(德間書店) 출판사는 내년 4월 ‘상도’를번역 출간할 예정이다. ‘상도’는 또한 50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져 9월부터 MBC에서방송된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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