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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詩' 종지부 찍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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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詩' 종지부 찍나

입력
2001.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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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악마의 시’를 발표해 이란의 ‘공적 1호’로 낙인 찍힌 뒤 12년째 살해 위협을 받아온 인도계 작가 살만 루시디 (54)가 이번에는 발을 뻗고 잘 수 있을까.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4일 회교혁명지도자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사망 12주년을 맞아 “루시디 문제는 ‘종결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선언한 뒤 “우리는 이 문제가 다시 제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이날 이란의 일간지 토세가 보도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우리 신앙에 반대하는 책들이 세계에서 발행되고 있고 그 중 상당수가 이란 내에서 번역돼 출판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사상의 자유와 관계가 있기 때문에 신성에 대한모독으로 간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루시디 사면을 공언한 것은 1998년에 이어두번째. 당시 하타미 대통령은 영국과 대사급 관계 복원을 위해 루시디 사형선고를 철회했다. 그러나 그후에도 보수파들은 루시디에 대한 암살위협을계속했다.

살해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500여명이 신장을 팔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카말 하라지 외무장관이 루시디에 대한 사형령은 유효하다는 발언을 했다.

또 문화단체인 제15 호르다드 재단은 280만달러의 상금을 내걸고 해마다 “루시디 사형을 촉구한 파트와(권위 있는 이슬람 판결)는 살아있다”고 다짐하고 있다.

하타미의 선언은 8일 실시되는 대선 이후 미국과의관계 개선을 노리고 내놓은 대서방 화해 제스처로 보인다. 물론 이번에도 보수파의 태도는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8월 만료하는 미국의 대 이란제재법안 연장 여부을 앞두고 내부에서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주장도 흘러 나오고 있다.

영국경찰의 보호 속에 런던에서 숨어 지내다 최근뉴욕으로 거처를 옮긴 후 성형수술을 하고 모델출신 20대 여인과 열애에 빠진 루시디. 그가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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