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 연극인들이 특유의 연극적 기호로 지금의 한국사회를 읽어 냈다.열기획의 ‘혜화동 파출소’와 극단 나의 ‘백만한 개, 빈 의자’.젊음의 집결지에 위치한 파출소는 그대로 사회의 축약판이다. 열기획은 ‘혜화동파출소’로 대학로에 파묻힌 파출소의 하루 속으로 파고 들어 간다.
원조교제 남녀, 마로니에 공원서숙식을 해결하는 노숙자, 간통하는 중년, 대판 싸운 부부, 아무데나 포스터를 붙이다 잡혀 온 연극인 등이 엮어내는 아수라의 풍경이다.
노숙자의주린 배를 채워주기 위해 시킨 자장면 배달부는 독도수호대 회원이다.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분노 어린 규탄이 끝나기도 전에 구조조정 바람으로앞날이 불안한 파출소 직원들의 술렁임이 몰려온다.
대학로 관할 파출소는 동대문 경찰서 동숭파출소이지만, 극의 제목은 ‘대학로=혜화동’이란 고정 관념을 따랐다.
김은숙 작, 윤영선 연출,신정근 임대일 등 출연. 배우들의 1인 2역 연기에서 발빠른 재기가 느껴진다. 7월 15일까지 대학로극장. 금~일 오후 4시 30분 7시 30분.화~목 오후 7시 30분 (02)766-8679
극단 나는 ‘백만한 개, 빈 의자’로 100만명 실업이 빚어내는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해고당한 40대 샐러리맨과 취업훈련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정리해고라는 ‘폭력’과재적응 교육이라는 ‘비인간적’ 과정에 의해 파괴되는 가정의 모습이다. 김민정 작,이대훈 연출, 문영동 하경화 등 출연. 13~24일 연우소극장.
장병욱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