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이 한국전쟁 때 월남했던 아버지의 친자녀임을 확인해 달라고 우리 법원에 처음으로 소송을 냈다.이번 소송은 북한 주민이 인편을 통해 소송위임장을 남한에 보내와 성사됐으며 원고가 법정에 나오지 않더라도 소송의 당사자가 돼 우리 사법부의 판결을 받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황해남도 연안군에 사는 손모(58)씨 등 남매 3명은 5일 “월남한 아버지(2000년 6월 사망)의친자녀임을 확인해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인지청구 소송을 서울가정법원에 냈다. 원고들은 지난해 11월 남한의 가족이 민간 남북상봉단체를 통해 보낸위임장에 서명 날인한 뒤 중국으로 보냈고, 사단법인 ‘겨레 하나되기 운동연합’ 송낙환 회장이 한달전 이 위임장을 국내로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 등은 소장에서 “아버지는 북한에서 결혼해 3남2녀를 두었으나 전쟁중 장남과 4남만을 데리고 월남한뒤 남에서 다시 결혼해 아들(42)과 딸을 낳았다”며 “아버지가 1962년 호적 창설 과정에서 연좌제 불이익을 염려해 북한의 가족을 호적에서 누락시켰으나지난 90년 이후 편지왕래를 계속해 온 만큼 남한 사법부가 친자녀임을 확인해 달라”고 주장했다.
수백억원대 자산가였던 손씨의 아버지는 남한에서 얻은 처 및 자식과의 불화로 재산권 분쟁을 겪던 도중지난해 사망했고, 남한에 사는 원고들의 맏형은 “북한의 자식에게도 69억원을 물려주라”는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혼인무효소송과 원고의 취적허가신청 등을 제기했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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