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올림픽 이후 최대 행사인 한일 월드컵이 일년도 채 남지 않았다.월드컵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매우크다. 한국개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월드컵 개최로 약 11조원의 생산유발효과, 35만명의 고용창출효과, 6억달러의 관광수입이 기대된다고 한다.
이런 경제적 파급효과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개최국의 국가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이다.전세계적으로 월드컵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아 내년에 개최될 한일 월드컵의 경우 연인원 약 600억명의 시청이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세계인들은 한국에 대해 한국전쟁, 화염병, 노사분규, 외환위기 등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
월드컵을 계기로 국가이미지를 높인 나라는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월드컵 개최를 통해 ‘40년간 프랑코총통이 통치해온 독재국가’라는 이미지를 벗고 민주산업국가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얻었다. 1982년 월드컵 개최 당시 63억달러에 불과했던 관광수입은10년 후인 1992년엔 204억달러로 세배이상 증가했다.
우리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경기장, 도로 등 시설만으로는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부족하다. 시설면으로는선진국을 능가하기 어렵고, 더욱이 공동 개최국인 일본과 비교해서 뒤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가이미지 제고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축구는 사실상 유럽인의 애호 종목이기 때문에관광객의 상당수가 유럽인이 될 것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짧은 기간을 머물다 떠날 유럽 관광객과 보도진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것은 역시 음식이다.
우리가 아프리카 국가를 여행하다가 식당에서 김치를 발견할 경우를 상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유럽인들이 기대하지 않았던 그들의 기호식품을 한국 식당에서 발견했을 때 호감을 갖는 것은 물론, 한국이 즐거움을 주고 개방된 국가라는 인식을 갖게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에는 치즈가 다양하지 못해 불만이다”는 유럽지역 외국인 투자 기업인들의 이야기를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치즈는 유럽인들에게 우리의 김치와 같이 식탁에서 빠져서는 안될 필수품으로 1,000여종에 달할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다.그러나 까다로운 수입검사제도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호텔에서조차 치즈를 다양하게 구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치즈와 함께 유럽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맥주, 살라미(마늘로 양념을 한 짠 이탈리아 소시지) 등도 다양한제품을 구비할 필요가 있다.
국가이미지 개선은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이다. 현대의 소비자들은단순히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이미지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월드컵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루기 위해서는 다방면에서 철저히 준비해야 하지만, 한국에 온 유럽인들의 식탁에도 신경을 써 ‘한국은 즐거움을 주는 국가’라는인상을 심어주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김완순 외국인투자 옴부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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