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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신탁상품 다시 고개

입력
2001.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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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금리가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고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타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은행 신탁 상품이 다시 서서히고개를 들고 있다.한때 마이너스 수익률 상품이 속출하는 등 워낙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어 아직까지는 반신반의하는 고객들이 많지만 저금리 기조가고착화하면서 신탁 상품이 반사이익을 누릴 조짐이다.

신탁은 고객에게서 받은 자금을 채권이나 주식 등에 투자한 뒤 운용수익을 고객에게 되돌려주는 상품이다. 문제는금융시장이 호황을 누리거나 자금운용을 잘하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원금까지 손해보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

3~4월께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7%에 육박하는 등 채권 금리가 급등(채권값 하락)하고 주가도 끝없이 추락하자상당수 은행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주요 신탁 상품의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하지만 최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을 넘어서고 국고채 3년물금리도 6%대 초반에서 하향 안정세를 보이자 은행들이 다시 신탁 상품 판매를 재개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초 판매를 중단했던 신노후생활연금신탁과 단기추가금전신탁 상품을 이달초 다시 시판하기 시작했다.

“시중금리의 하향 안정화가 예상돼 펀드 설정시 안정적인 수익률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돼 판매를 재개한다”는 설명이다. 조흥은행도 2월초 중단했던신노후생활연금신탁의 판매를 4월 재개하는 등 하나은행을 제외한 모든 시중은행이 이 상품의 판매를 다시 시작한 상태다.

2년여동안 거의 판매되지 않았던 주식형 금전신탁상품도 다시 속속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한미은행은 이르면이달 중순 2개의 주식형 금전신탁을 선보일 계획으로 여론을 수렴중이다.

주식편입비율 상한선을 30~50%로 하되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는 신탁상품과 일정 수익률에 도달하면 채권형으로 바로 전환하는 전환형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주식시장 호전과 발맞춰 주식형 금전신탁을 출시하는것을 적극 검토중이다.

신탁상품에 대한 고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새 상품도 줄을 이어 출시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LG캐피탈이 발행한3개월짜리 기업어음(CP)에만 전액 투자하는 ‘단기프리미엄신탁’을 지난달 중순 출시해 발매 첫날 500억원 규모의 물량을 모두 매진시키는 기록을세웠다.

외환은행 역시 지난달말 선물과 옵션 등 파생상품 차익거래를 하는 이색적인 신노후생활연금신탁 안정형 ‘세이프알파 2호’ 300억원 어치를내놓아 발매 당일 모두 판매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신탁상품이 전체적으로 퇴조 기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시장만 안정되면 제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최근 원금 보장, 시가평가배제 등의 혜택을 부여한 신탁 상품이 다양한 만큼 고객들도 선택폭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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