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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의 계산된 영해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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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의 계산된 영해침범

입력
2001.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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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기가 선명한 북한 선박3척이 2일 정부의 허가도 없이 제주해협의 우리영해를 무단 침범, 항해하는 유례없는 상황이 일어났다.이들 북한 선박은 우리경비함의 유도로 일단공해상으로 나가 항해하다가 일부 선박은 휴전선 부근 해역에서 다시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면서 북한 해역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합동참모본부의설명에 따르면 북한의 의도적 영해침범이 분명하다.

정부는 3일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상임위원회를열고 앞으로 제주해협 통과를 원하는 북한 상선이 우리측에 사전통보나 허가요청 등 필요한 제반 조치를 취할 경우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정부측의 조치가 퍽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졌다. 아마도 국제법상의 무해통항권(無害通航權)의 적용을 염두에 두지 않았나 보여진다.

잘 알다시피 국제법은 군함등 무장선박이 아닌 상선 등 민간선박에 대해서는 무해통항권을 인정하고 있다.

즉 이들 민간선박이 항해할 때 해당 국가들이 자국 영해를 고집하지않고 자유로운 통행을 허용토록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안보에 위협적일 때는 이를 불허한다. 바로 북한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있다. 현재 남북한은 형식적으로는 정전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제주해협에서상선의 무해통항권을 요구하는 듯한 자세는 6ㆍ15선언이후 변화된 환경에 편승한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북한 선박들은 해군과의 교신에서 제주해협운항이유를 ‘상부지시’라고 밝혔다고 한다. 북한이 경제적인 이유로 제주해협을이용하려 한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정부가 신속하게 북한의 요청이있을 경우에 한해 조건부 무해통항권을 인정하려 한 자세는 성숙되고 어른스럽다.

일부에서 화해 분위기에 따른 미온적 대응이라는 비판도 일리가 없지는않다. 우리는 정부의 이 같은 전향적 자세를 북한이 남용하려 하거나 악용하려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믿는다.

사실 북한이 일본과의 사이에서,혹은 서해와 동해를 선박 운항하려 할 때 제주해협 항로를 이용하면 시간과 경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우리측과 사전협의를 거쳐양해를 얻은 후에 라야지, 현재처럼 불쑥 일방적으로 강행하려 해서는 안 된다.

정전위가 있고 남북 직통전화가 가설된 이유가 무엇인가. 이런 사안을논의하자고 당국자 회담의 문이 열려있는 것 아니겠는가.

북한은 이번 일을 비롯한 여러 현안 논의를 위한 대화테이블에 즉각 나올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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