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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히딩크호 / (상)히딩크는 '귀'를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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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히딩크호 / (상)히딩크는 '귀'를 열어라

입력
2001.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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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는 2001 컨페더레이션스컵 축구대회서 4강진출에 실패했다. 가능성을발견했다고는 하지만 일본의 선전과 비교할 때 초라할 뿐이다. 이번 대회는 히딩크 감독에게 중간평가의 기회였고 그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선수의기량점검과 전술시험이 아닌 모든 면을 평가받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냉정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 그리고 ‘히딩크호’의앞날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다. 히딩크 감독과 대표팀 문제점을 3회에 걸쳐 분석해본다.히딩크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지 벌써 5개월이 넘었다. 대표팀의 합숙기간은2개월에 이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까지도 히딩크 감독이 지향하는 축구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그가 한국축구를 맡은이후 5승(승부차기승 포함) 2무3패의 저조한 성적을 올렸다. 그렇다고 경기를 하면서 개선된 점도 그리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그가 한국축구를 잘 모른다는 점이다. 그는 이기면“한국축구가 나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발언은 1월 칼스버그컵부터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까지계속됐다. 그렇다면 히딩크 감독은 한국축구를 아주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한국은 2년전 브라질을 이긴 적도 있다.

홈에서 0_5 라는스코어로 패한 일도 없다. 적어도 한국축구는 멕시코와 호주를 간신히 이기고 기뻐할만한 수준은 더 되는 것이다. 지금같은 태도라면 히딩크 감독은월드컵 본선에서 16강진출에 실패하고도 “한국수준이 한 단계 나아졌다는데 만족한다”고 말할 것이다.

그는프랑스전(지난달 30일)에서 참패한 뒤 “한국선수들의 투쟁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바로 전날 “투지가 높아졌다(high fighting)”고칭찬했다는 점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다. 불과 하루 만에 넘치던 투쟁심이 사라졌다는 것은 분명 지도자의 문제일 수밖에없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본도 모른다” “한국신문은보지도 않는다”라며 오만함을 보이기도 했다. 멕시코전에서 이긴 뒤엔 “찬스에서골을 다 넣었다면 5-1, 6-1이 되었을 것”이라고 큰 소리쳤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그의 모습에서 다음 경기를 생각하는 신중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더큰 문제는 그에게 충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자신감(?)에 넘치는 히딩크 감독 역시 한국축구와 선수들의 특징을 알기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않았다는 것이다. 한국팀에 대한 비디오분석은 지난해 아시안컵과 한ㆍ일전 밖에 없었다.

당연히 한국선수들의 특성과 스타일에 대한 분석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일본이 프랑스에 0_5, 스페인이 0_4로 졌으니까한국의 참패는 당연하지 않냐’며 히딩크 감독을 옹호한다. 그러나 일본전은 프랑스의홈경기였고 경기내용에서도 한국처럼 나쁘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은 분명 한국축구를 위해 왔다. 그리고 세계적인 명장임에는 틀림없다.하지만 한국축구에 대한 완벽한 파악이 전제되지 않고는 문제를 고칠 수 없다. 히딩크 감독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또 축구협회(특히 기술위원회)가나서 올바른 충고를 하지 않는다면 ‘히딩크호의 표류’는 계속될 수 있다.히딩크 감독은 이미 주어진 시간의 3분의 1을 쓰고 있다.

유승근기자

u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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