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지역, 2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담배시장이 외국산 담배에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게다가 7월 이후에는 외국 담배회사의 국내 생산이 전면 허용돼 자칫 국내 담배시장의 절반 이상이 외국에 넘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4일 재정경제부와 담배인삼공사에 따르면 98년4.9%, 99년 6.5%에 불과했던 외국산 담배의 시장점유율이 지난 해 중반 이후 급격히 상승,4월 말 현재 점유율이15.0%를 기록했다.
외국산 담배는 특히 서울,부산 등 도시지역과 20대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서울 지역의 외국산 담배 점유율은 17.8%로 전체 평균을2.8%포인트나 넘어섰으며,부산(16.8%), 제주(20.6%)의 점유율 역시 급증하고 있다.
반면 전북 임실(0.8%), 경북 군위(0.7%) 등 농촌 지역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담배인삼공사 관계자는 “가격보다는 품질이나 멋에 민감한 20대 젊은 층이 외국산 담배를 선호하고 있다”며 “서울 강남역과 압구정동,청담동 등 젊은 세대가 자주 찾는 강남 지역의 외국산 담배 점유율이 50%를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담배인삼공사는 외국산 담배 약진의 가장 큰 이유를 경제회복과 소비 고급화에서 찾고 있다.경기가 회복되면서 외환위기 직후 고조됐던 애국차원의 국산담배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산 담배의 시장점유율은 외환위기 직전인97년 11.2%까지 상승했으나 외환위기가 터지면서98년에는 4.9% 수준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또 외국 담배회사들의 효과적인 마케팅도 성공적인 시장 공략에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소비 고급화 경향이 뚜렷한20대를 겨냥,1,800원~2,000원 프리미엄급 담배시장을 공략해 ‘없던 시장’을 개척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외국산 담배의 매출 중90% 이상이 1,800원 이상 프리미엄급 담배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최고가가1,700원(에쎄)에 불과한 국산 담배는 이에 맞설 경쟁제품이 전무한 상황이다.
담배인삼공사가 2,000원짜리 최고급 담배인 ‘시마(Cima)’를 5일부터 서울 강남지역에서 시험판매하는 것도 외제담배에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담배인삼공사는 외국산담배 점유율이 가장 높은 강남지역에서 향후 2~3개월간 반응을 수집한 뒤 제품을 보완, 전국적으로 보급할계획이다.
시마는 타르와 니코틴을 줄이면서도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성 필터와 고급재료를 사용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7월 이후 담배사업법 개정으로 외국 회사가 국내에서 담배를 직접 제조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시장 선점을 위한 외국 회사들의 공격적 마케팅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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