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를 방문해 만난 1998년 월드컵조직위의 고위 관계관 에릭 브리아트씨는월드컵준비를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는 92년부터 총리실 주관하에 정부부처협의회를구성, 범 정부적으로 대회지원업무를 추진했다.대회기간중 우수건축기술 및 제품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해 전시회를 개최했다. 또 정부ㆍ호텔ㆍ급식업체가합동으로 외국인관광객을 위한 행동지침을 만들고 참여자들이 이를 준수한다는 스티커와 배지를 달고 다녔다. 철저한 사전준비와 폭 넓은 참여가 대회성공의비결이다.”
선진국도 이렇게 치밀한 준비를 했는데 우리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생각이 들었다. 월드컵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와 월드컵조직위, 지자체, 국민이 하나가 되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각각의 역할을 완벽하게수행해야 한다.
조직위는 안전, 수송, 숙박, 통신 등 대회운영 관련사항을 재차 점검해 빈틈없이 준비하고 자치단체는 한국적 특성을 살린 다양한관광ㆍ문화상품을 개발하고 정부와 기업체가 협력하여 한국의 우수산업기술과 제품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
또 국민은 친절, 질서, 청결을 생활화하여한국을 방문하는 손님들을 따뜻하게 맞아줌으로써 ‘다시 방문하고 싶은 나라’ 한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데 힘을 써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2002년 월드컵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지금 우리는 월드컵을국가발전의 기회로 인식하고 그 기회를 어떻게 모든 분야에서 활용할 것인가를 놓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월드컵의 성공은 기회를 활용하는 우리 국민의노력 여하에 달려 있는 것이다.
닥치면 잘 할 수 있다는 방심은 실패를 자초할 수 있다. 프랑스는 월드컵을 국가도약의발판으로 만들었다. 스페인 역시 과거 독재국가의 이미지를 씻어내고 고도 경제성장의 계기로 삼았다.
반면 멕시코는 두 번이나 월드컵을 개최하고도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이러한 대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02년 월드컵으로 약 11조원의 총생산유발효과,약 5조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3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 효과는 훨씬 커지거나 작아질수 있다.
좋은 결과는 결코 그냥 얻어지지 않는다. 월드컵을 앞두고 단순히 “한국인은 실전에강하다”라는 막연한 과신보다 시민 개개인이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는” 하나된 정신으로 준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2002년 월드컵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크다. 우선 한국과 일본이 불행한 과거역사를접고 새로운 천년을 여는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양국은 최근의 대회명칭과 역사교과서 문제를 극복하고 공동개최의 파트너로서 성공적인 월드컵을 위해협력해야 한다.
이것이 2002년 월드컵 준비의 중요한 첫 걸음이다. 또 88년 서울올림픽이 동서냉전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받는 것처럼 2002년 월드컵은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가의 장벽을 허물고 남북교류와 협력의 폭을 넓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북한의 월드컵동참을 꾸준히 유도하였던 것도 이러한 취지에서다.
/이연택 월드컵조직委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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