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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불안한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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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불안한 6월

입력
2001.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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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6월 총력 투쟁’에 나섰다. 1일과 2일 대규모 집회에이어 12일 정리해고 중단 등을 내건 연대 파업에 들어간다.의약분업과 건강보험 재정을 둘러싼 정책 혼란이 정부의 총체적 무력증을 내비치는 가운데,의사들은 다시 집단행동을 위협하고 있다.

국정 혼란에 대한 책임논란으로 지샌 집권 세력이 획기적인 위기 해결책을 내놓을 것 같지도 않다. 본격더위가 닥칠 6월은 이래저래 짜증스럽고 불안 할 듯하다.

■원래 더위는 인간의 심성을 느긋하고 자유롭게 만든다. 서양 심리학자들의 실증적 연구에 따르면, 여름에는 레스토랑의 팁과 섹스 욕구와 임신 가능성과 방문 판매 성공률이 증가한다.강렬한 태양빛이 인간의 충동성과 함께 상호 신뢰감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영화에서 흔히 그리는 프랑스 남부와 이탈리아 등 지중해 연안의 풍정(風情)을 연상하면 그럴싸 하다. 섹스 욕구에 비해 실행률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평범한 상식을 공들여 확인한 연구도 재미있다.

■여기까진좋은데, 문제는 더위가 인간의 공격성 또한 높이는 것이다. 여름에 강력범죄가 증가하는 주요 요인도 더위에 따른 짜증과격정 탓이다.

1988년 뉴욕 시 혹서(酷暑) 때 살인범죄가 두 배로 늘어난 것이 좋은 사례다. 무더울 때는 동거 남성의 성폭행 또는 성학대도많다.

이런 인과관계를 일찍 터득한 18세기 이탈리아 법원은 후덥지근한 시로코 열풍이 불 때 저지른 범죄는 정상을 참작했다. 이탈리아다운 발상이다.

■더위가유발하는 공격성이 집단 표출될 때 문제는 심각해 진다. 미국의 폭동사태는 대부분 기온이 섭씨 27~32도로 치솟았을때 발생했다.

최근 최악의 인종충돌을 겪은 영국도 과거 여러 폭동사태가 기록적 무더위 때 터졌다. 영국 언론의 이런 분석은 우리의 6월을 걱정하게한다.

다만 영국인을 흥분시킨 섭씨 20 몇 도 더위는 가소롭고, 또 섭씨 32도가 넘으면 공격성이 오히려 감퇴한다는 연구가 불안감을 덜어 준다.

/강병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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