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을 기억하라.” 컨페더레이션스컵 카메룬전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일본축구의 우상으로 떠오른 스즈키 다카유키(25ㆍ가시마 엔틀러스)의 인생유전이일본에서 최고의 화제로 떠올랐다. 1995년 두 차례의 브라질리그를 포함, 프로팀을 모두 5번이나 옮겨다닐만큼 그의 선수생활은 방출의 연속이었다. 대표경력도 지난 4월 스페인전(0_1 패)에서 경기종료 직전 잠시 기용됐던것이 전부였다.그는 지난해 8월 가와사키에서 다시 고향팀 가시마로 옮기면서 비로소 진가를 발휘해팀을 3관왕에 올려놓으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국가대표 선발에서는 기존스타들의 그늘에 가려 늘 제외됐다. 이번 대표팀 합류도 아시아클럽선수권에서갑자기 부상한 주전 포워드 다카하라(22ㆍ주빌로 이와타)의 탈락으로 개막 하루전인 29일에야 간신히 이뤄졌다. 트루시에 감독 역시 “스즈키의눈빛을 보고 선발을 결정했다”고 말했을 만큼 그의 투지만을 높이 샀을 뿐이다.
하지만 스즈키에게는 단 한번의 기회만으로 충분했다. 스즈키는 2일 카메룬과의경기 전반 8분께 나카다 코지가 길게 넘겨준 볼을 짧게 드리블한 후 상대 골문왼쪽을 향해 오른발슛, 선제골을 잡아냈다. 스즈키의 골에 동료들도깜짝 놀랐다. 그만큼 그의 선발기용은 의외였고 그 스스로를 포함, 모두가 곧 나카야마와 교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첫 골 이후 브라질리그에서 깨친 그의 잠재력은 본격적으로 폭발하기 시작했다.탁월한 위치선정과 간결한 볼터치, 그리고 헝그리정신으로 무장한 그의 집요한 골욕심은 카메룬의 백전노장 수비수 칼라도, 송도 막아낼 수가 없었다.후반 20분 모리시마가 올려준 볼을 헤딩슛, 두번째 골을 잡으며 그는 일본열도를 열광시킨 영웅으로 탄생했다. “이번이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는 스즈키는 25번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고향(가시마)에서갖게 될 브라질전(4일)서 겹경사를 준비하고 있다.
/가시마=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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