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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비밀일기', "어른들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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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비밀일기', "어른들도 보고싶다"

입력
2001.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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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비밀일기’(화ㆍ수 오후 6시)의 방영시간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이 높다. 정작 이 만화를 손꼽아 기다리던 10대 후반~20대의 시청자들이볼 수 없기 때문이다. 재방송도 없다. 게다가 저작권 문제 때문에 인터넷 VOD서비스도 제공하지 않는다.1998년 일본 가이낙스가 제작한 ‘비밀일기’는츠다 마사이의 원작 만화를 ‘신세기 에반게리온’ 의 거장 안노 히데야키감독이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작품으로 고교생들의 사랑이야기를 섬세하고 코믹하게 그렸다.

일본 방영 당시 높은 인기를 누렸고, 우리나라에서도 ‘그남자 그 여자’라는 만화로 출간해 마니아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비밀일기’는 실사 화면의합성과 빠른 편집 등 실험적 기법이 돋보여 어린이보다는 청소년층 이상이 더 많이 본다.

시청률조사기관 AC닐슨에따르면 여자 20대의 시청률이 3.7%로 평균시청률(3.1%)을 웃돈다. 반면 ‘포켓 몬스터’ 와 ‘드래곤볼’ 의 4~9세 평균시청률이 21.8%인데 비해 ‘비밀일기’는6.3%에 불과하다.

‘비밀일기’는 ‘15세 시청가능’ 등급으로 이 시간대에는 그 이상 등급의 프로그램은방영될 수 없다. 제작진은 등급에 맞춰 학생들의 은어나 속어를 표준어로 바꾸는 등의 손질을 했다.

때문에 ‘원작을훼손시켰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비밀일기 KBS버전이냐’는 비아냥거림도심심찮게 들린다.

제작진으로서는 어린이 시청시간대인 만큼 조금이라도 문제가 될 부분은 모조리 손을 대야 할 입장.시민단체 등으로부터 ‘폭력ㆍ선정성 짙은 일본만화’라는 비난을 받을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재길 PD는 “제작기법이나 구성방식에서국내 애니메이션의 교과서가 될 만한 작품” 이라며 “어린이보다는성인들이 볼 만하다는 생각에 심야시간대에 편성을 요청했지만 만화는 모두 오후 7시 전에 끝나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인지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업계 역시 “방송사는 ‘만화는어린이 전용’ 이라는 인식에 갇힌 듯하다. 이대로라면 ‘에반게리온’등성인대상의 걸작 애니메이션은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설 수가 없다”고 말한다.

KBS 편성국 관계자는 “어차피 7월 중순이면 22부로 종영될 예정이므로 그때까지는 현재의 시간대에 방영될 수밖에 없다.

성인을 위한 국산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거나수준 높은 애니메이션이 많이 수입되는 등 분위기가 확산되면 그때는 심야편성도 고려해 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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