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31일 민주당 워크숍에서 난상토론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오후 6시반 퇴청, 보고서를 검토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일정을 보냈다.김 대통령은 워크숍의 토론 내용을 보고 받으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표정 변화도 없었다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의 담담함과 침묵이 역설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수습방안에 대한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비서실은 긴장 속에서 워크숍을 주시했다. 워크숍에서 제기되는 의견,토론 내용을 실시간으로 취합했으며 이를 토대로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은 박지원(朴智元) 정책기획,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과 대책을 논의했다.한 실장과 주요 수석들은 평소 보다 1~2 시간 늦게 사무실을 나섰으며 외부에서도 상황을 수시로 보고 받았다.
청와대는 특히 인적 쇄신론이 워크숍에서 어떻게 정리되는 지에 민감한 시선을 보냈다.전반적으로 “희생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논리가 우세했다.
한 고위관계자는 “누구를 희생시키느냐가 초점이 아니고 어떻게 민심을 추스리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대통령이 모든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민심에 낮게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천명, 심기일전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게 더 적절할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는 여전히 “인사, 정치 관련 수석들이 책임지는 게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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