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민주당이 자기혁신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법무부장관 인사파동에 대한 초선의원들의 항의로 시작되어, 최고위원회의, 전체 당 의원이 참석하는 워크숍으로 당쇄신을 위한 토론이 확대되고 있다.일련의 정책실패로 인한 민심이반으로 민주당 지지도가 한나라당지지도보다 떨어지는 민심이반 현상을 목격하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대선에서 승리를 기약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다음번 총선에서 의원직을 지키기어렵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민주당 의원들내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입장에서 본다면 문제가 지금 제기된 것이 다행이다. 전열을 정비하여 대선에 당력을 집중해야 할 내년 이맘때쯤이런 사태가 터졌다면 민주당은 회복불능의 사태에 직면하였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쇄신방안은 인사파동의 수습에 국한되고 있지 않다. 인사파동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문제이지 당이책임질 일이 아니다.
이번 파동을 계기로 민주당이 논의해야 할 문제는 김대통령의개혁정책을 성공시켜 당에 대한 지지도를 높이는 방안,당의 단합을 유지하면서 최고의 후보를선출하는 방안, 차기 대선과정에서 당이 중심에 설 수 있는 당정관계쇄신방안이다.
그런데 현재 집권 여당은 재집권을 준비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갖추고 있지 않다. 과반수가 넘는 최고위원들이 대의원의 경선으로 선출되었지만경선은 미인대회의 인기투표를 벗어나지 못했다.
최고위원회가 당의 정책을 결정하는최고기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최고위원들에게 실질적인 권한이 주어지지않는 이상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지배구조 쇄신은 당의최고결정기구의 개선에서부터 시작되어야한다.현재와 같이 대통령이 당총재를 겸직하고있는 이상 최고위원회는 유명무실할 수밖에 없다.
당총재직을 폐지하여 최고위원회를명실상부한 당의 최고결정기구로 만들어야 한다.권한이 있는 곳에 책임이 있는 것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세계적 지도자로 부상한 김대통령은 당총재직을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민주당의 최고지도자로 남을 수 있는 권위와 권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당총재직의 폐지가 집권 말기의 권력누수로 이어질 것이라는우려는 하지않아도 될 것이다.
다음으로 민주당과 행정부간에 역할 분담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여당인 민주당은 행정부의 정책을 감시하고 견제하는‘야당’의 역할을 주로 수행해왔다.
차기대선에서 김대통령을 후보로 내세울 수 없는 민주당이 집권여당으로서 자신의 업적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정책적 성공사례도 없이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할 수 없을 것이다.
김대통령의 후광만 가지고 차기 대선의 승리를 기대해서는안 된다. 민주당의 차기 대선후보는 자신을 후보로 선출해준 집권당의업적을 가지고 승부해야 하는 것이다.
집권당은 행정부의 정책을 국회에서통과시켜주는 심부름꾼이 아니라 ‘국민의 정부’의 정책개발과 홍보를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행정부는 당이 개발한 정책을 집행하는 당정운영시스템을 수립해야할 것이다.
민주당의 쇄신은 김대통령없이도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자생능력을키우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관련자 문책인사는 문제해결의 핵심이아니다.
서로 “네탓이요”하고 비난하는 것은 당의 분열만을 초래할 뿐이다. 문제의 해결은 당의 지배구조를 혁신하고 당정간의 역할분담을통해 재집권을 위한 틀을 만드는 당정운영시스템 개선에 있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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