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수 법무장관 임명 파문으로 불거진 집권당의 내홍(內訌)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민주당 초ㆍ재선의원들의 당정쇄신 주장에이어 지난 30일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한화갑 최고위원이 청와대 비서실 책임론을 제기했다고 한다.‘리틀 DJ’라고 할 정도로 김대중 대통령의 복심(腹心)을 가장잘 헤아리는 한 최고위원의 문제제기는 그래서 무게를 느끼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데 있어 청와대 비서실은 어떤 형태로든 그 혼란의 책임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다.
우리는한 최고위원의 접근 방식이 뒤늦게나마 이번사태를 푸는 해결의 실마리에 접근하고 있다고 믿는다.
한 최고위원도 지적했지만 헌정사 초유의 그 코미디같은 실책에 책임지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은 또 다른 비극이다.
사람이 하는 일인 이상 대통령의 인사도 분명 잘못될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세상에 완벽한 인사란 희망사항 일 뿐 거의 불가능한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기대치는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이라도 됐으면 하는 것이다. 안동수 장관의 경우가 과연 그랬을까.
많은 사람들이 최악의 선택이이뤄진 경위를 알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거기서 유사사건의 재발을 막을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백보를 양보해서 청와대 보좌팀보다 더 힘 센 비선조직의 천거였다고 하자. 만약 보좌팀의 여과기능만 정상적으로 작동됐다면 안동수파문은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또 보좌팀의 당연한 직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인사를 담당하는 민정수석이나 총괄책임이있는 비서실장 등이 마치 책임에서 비껴서 있는 듯한 처세는 이해할 수 없다. 그럼 대통령이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인가.
더욱 이해하기 곤란한 점은 “책임을 묻는데 초점을 맞추면 단합을 해친다” 는 주장이다. 이야말로 사태를 적당히 호도해 넘겨보려는 궤변에 불과하다.
속이 빤히 들여다 보이는 이런 주장이야 말로 사태를더욱 악화시킬 뿐 아니라 민심을 등지게 하는 처사다. 상처가 곪아서 다른 곳으로 옮아가기 전에 환부는 도려내야 한다. 부스럼 딱지가 결코 새 살이될 수 없는 이치와 같다.
거듭 지적하지만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려 국정을 농단한 사람의 책임을 묻지 않고는 이번사태는 수습이 곤란하다.
가령 그 것이눈에 잘 띄지 않는 비선조직이 됐건, 보좌팀이 됐건 간에 인책은 불가피하다. 우리는 집권당의 내홍이 스스로의 힘으로 수습되어 전화위복의 계기가되길 충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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