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경기를 보면서 일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주세요.” “하루에 얼마 정도벌 수 있나요.” 2002 한일월드컵 리허설로 불리는 컨페더레이션스컵개막전을 30일 성대하게 치른 ‘축구불모지’ 대구시의 가장 커다란고민은 자원봉사자 문제다.양적인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됐지만 자기희생을 각오하고 경기장에 나선 자원봉사자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확신할 수 없다. 자원봉사를 처음 모집 할 때부터 1년 가까이 이 일을 맡아온 손동민 월드컵조직위 대구운영본부 자원봉사 담당관은 “예비교육때는 잘 나오던 봉사자들이 막상 매표소, 주차장 등 경기를 볼 수 없는 곳에 배치되면 당일 결석하는 경우가 잦다”고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대구월드컵경기장 개장 기념식 때는 셔틀버스 안내를 맡았던 자원봉사자 일부가 “왜나만 경기를 못 보는 곳으로 보냈냐”며 불친절하게 시민들을 대하는 바람에 대구시 홈페이지가 시민들의 불만 섞인 글들로도배됐을 정도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조직위는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을 앞두고는 공무원들을 궂은 자리에집중 배치하는 고육책을 썼다. 물론 대다수 자원봉사자들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12번째 선수로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프랑스월드컵때 미셸 플라티니 월드컵 조직위원장은 대회가 끝난 뒤 “월드컵성공의 8할이 자원봉사자 덕분이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나우리는 그런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다. 오히려 공동개최국 일본의 자원봉사의식이 우리들의 초보적인 시민의식과 비교돼 외신에 오르내리지 않을까 걱정된다.성공적인 월드컵이 목표라면 이번 대회를 경기력 향상뿐 아니라 시민의식의 도약대로 삼아야 한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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