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소중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이 때 제게는 두 아이의 얼굴이 먼저 떠오릅니다.한 아이는 불구의 몸으로 해외에 입양되었지만, 양부모의 사랑 속에 세상 어느 누구보다 씩씩하고당당하게 자라난 ‘아담 킹’이란 아이입니다.얼마 전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시구하던 아담의 모습 어디에도 어두운 그늘은 없었습니다.
98년 미국 방문길에 만난 입양인들 사이에 아담이 있었습니다. 중증장애인으로 몸은 불편했지만밝은 얼굴의 그 아이는 “한국에 가 보고 싶어요”라고 당돌하게 말할 정도였습니다.
저는 그 아이에게서 작은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음 깊이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저는 해외순방 때는 물론 모국을 찾아오는 입양인들을 가능한 한 많이 만나 양부모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려고 무척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잘 자라고 있는아이들을 보면 참 다행이다 싶지만, 그 때마다 아이들에게 참으로 부끄러운 심정이 되곤 합니다.
또 한 아이는 ‘보람이’입니다. 98년 아동학대 방지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그 아이를 만났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보람이는 낯선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지도못할 만큼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에게서 고개를 돌리는 보람이의 모습을 보면서 제가 느낀 안타까움과 슬픔, 그리고 그 아이를 그렇게 상처낸이에 대한 원망이 뒤섞인 감정은 뭐라고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누구에게나 소중해야 할 가정이 보람이에게는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그 아이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다 아는 대로, 가족과 가정은 우리의 삶에서너무나 소중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는 가정의 달이되면 더욱 외롭고 쓸쓸한 이들이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든든한 바람막이 없이 힘겹게 살아가야 하는 그런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부모 없이 사는1만여명의 소년ㆍ소녀가장, 외롭게 노년의 삶을 살아가는 40만 명의 독거노인,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버려진 장애어린이들. 우리 주위에는 불우한이웃들이 많이 있습니다.
모두가 우리의 아이들이자, 우리의부모들입니다. 내 가족의 따스함을 조금만 나눠도 그이들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될지 모릅니다.
우리의 이웃들이 홀로 버려져 외롭고 고단함에 지쳐있을 때 나와 내 가족만의 행복이 진정한 행복일 수 있을까요? 내 가족들이 주고 받은 사랑과 믿음, 위로와 격려를 바로 이런 이웃들과 나눌 수있으면 합니다.
어린 소년ㆍ소녀가장들의 마음의 짐을 나눠 지고, 외로움에 지친 노인들이 웃음지을 시간을 드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고 고통은나눌수록 작아진다고 합니다. 주위의 작은 관심과 사랑은 많은 일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는 삶에 지친 우리 모두에게 가족사랑의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우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가족이 없는 이들, 그래서 더 외롭고 고단한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소중한 노력이 계속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李 姬 鎬 대통령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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