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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8마당 / 올바른 역사 담은 사극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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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8마당 / 올바른 역사 담은 사극 없을까

입력
2001.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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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로 동아시아 전체가 들썩거리고 있다. 특히 일제 35년의 치욕적 경험을 한 한국에게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의 채택은 우리의 국가적 자존심을 무시한 행위이다. 이러한 교과서가 채택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이 교과서로 교육받게 될 일본의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모르고 다시 잘못된 과거를 반복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러한 역사왜곡이 일본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최근에는 우리 역사 교과서 중에도 잘못된 내용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나마 역사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이 있어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최근에 불고 있는 사극열풍도 반갑다. 생활 속의 역사 공부는 이런 것들로 이루어 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방송되는 역사드라마들이 역사를 제대로 그리고 있는지 의문이다. 50%이상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KBS의 대하사극 ‘태조 왕건’을 보면 궁예가 내군 장수인 은부의 칼에 맞아 명예롭게 죽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 장면에서 친절하게 “사료에는 태봉국의 왕 궁예가 도망가서 민가에 숨어 있다 보리 이삭을 훔쳐먹다 분노에 찬 농민들에게 맞아 죽었다고 되어있지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므로 영웅다운 죽음으로 그린다”는 해설까지 붙여 주었다.

역사적 진실이 무엇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소위 ‘관심법’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부인마저 참혹한 방법으로 살해하고 두 아들까지 죽인 악행을 행한 군주가 굳이 ‘영웅다운 최후’를 맞는 것으로 그릴 필요가 있을까.

다른 사극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정치사를 대부분 여인들에 의한 음모나 파당의 사사로운 이익추구로 채우고 있다. 이 또한 부분만 보는 왜곡된 역사관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는 그래도 속속 만들어 지고 있지만, 그 만한 역사소설은 아예 없다. 서점에 가보면 대하역사소설코너엔 성웅 이순신 장군이나 권율 장군 대신 일본의 ‘도쿠가와 이에야스’나 ‘도요토미 히데요시’ ‘오다 노부나가’의 일생을 그린 소설들이 베스트셀러이다.

이런 책을 읽다보면 임진왜란 마저도 일본측 눈으로 보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흥미롭게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갖고 싶어도 초등학생용 위인전기를 제외하면 읽을 역사소설이 거의 없는 것이다.

올바른 역사 의식은 학교 교육 강화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 드라마 소설을 통해서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

정고은나래 서울 신광여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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