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과학잡지인 ‘네이처 제네틱스’에 실린 한용만 박사팀의 복제실패 원인 연구는 복제의 원천기술을 산업화로 잇는 데 가장 큰 장애 요인을 처음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관련 학계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한 박사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전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로슬린연구소, 영국 과학잡지 ‘뉴 사이언티스트’, 각종 관련 학회로부터 문의와 인터뷰 요청, 초청을 받았다.
체세포복제가 ‘미완의 기술’이라는 것은 학계에서 공공연하게 하는 말이다. 1997년 최초의 체세포 복제양 돌리는 276번의 실패 끝에 햇빛을 봤다.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1999년 이후 농가에 보급하고 있는 복제소는 30%대의 높은 초기 유산율(일반 소의 6배)을 보였고 유산을 넘긴 태아의 30% 사산, 태어난 소의 절반이 기형, 과체중 등 문제를 드러냈다. 포유동물의 복제 성공률은 소 0.2%, 돼지 0.5%, 면양 0.4%, 산양 0.7%, 생쥐 0.5%정도다.
한 박사팀의 연구는 태반형성 불완전, 심장ㆍ폐 이상, 면역기능 저하, 과체중 등으로 지적된 복제의 문제에 대한 근본 원인을 처음 밝혀낸 것이다.
일반 수정란은 착상 직전 탈(脫)메틸(CH3)화한 후 발생 단계에 따라 필요한 조직과 기관으로 분화하고 이와 함께 메틸기가 결합된다.
그러나 복제 수정란은 애초의 체세포가 갖고 있는 메틸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이 이번에 밝혀졌다. 체세포복제 기술은 피부, 심장근육 등 특정 조직으로 분화가 끝난 체세포를 미분화한 다능성 수정란 상태로 되돌린다는 점에서 ‘신에 대한 도전’으로 불렸다. .
한 박사는 “정상 탄생한 복제동물을 보면 체세포 핵을 받아들이는 난자의 세포질이 메틸화 제어에 기여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연구 방향을 암시했다. 또 메틸화는 성체에서 암, 노화, 유전질환과 관련되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 박사는 원래 과학기술부 G7프로젝트 연구로 우유에 락토페린이 함유된 형질전환 젖소를 생산하려 시도했다. 46개 복제수정란은 단 2두가 임신됐고 그나마 임신 말기 사산되고 말았다. 락토페린 젖소는 화려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쓰디쓴 실패가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준 셈이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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