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을 기억하는 것은 시각을 통해서가 아니라 후각을 통해서 일지도 모른다. 그리움은 누군가의 체취를 그리워 하는 것이라는 말이 그럴 듯하게 들린다.눈물이 없는 곳에서 온 천사 에인젤 (금성무)은 사랑을 전달하는 천사지만 정작 자신은 진실한 사랑도, 눈물도 모르는 건조한 존재이다.
한 쪽 날개를 읽은 그가 실연의 상처를 안은 아데나(진혜림)의 집에 거처하면서 진정한 사랑에 대해 알게 된다.
사랑을 모르는 사랑의 전령사 에인젤이나, 실연의 상처를 치료해 준다며 라벤더를 파는 아데나 모두 ‘사랑’ 이라는 도그마에 갇혀 있는 청춘들이다.
홍콩 엽금홍 감독의 ‘라벤다 (원제 薰衣草)’는 줄거리 보다 오히려 ‘향기 마케팅’으로 더 관심을 모은다. 서울 시네코아 메가박스 CGV등 서울 시내 주요 개봉관에서는 영화 상영 도중 15초씩 세 차례에 걸쳐 라벤다 향기가 뿜어져 나온다.
요즘 홍콩 멜로의 트렌드는 ‘성월동화’ ‘유리의 성’ 에서 보였듯 이전에 비해 동화적 이미지가 강한 것이 특징. 파스텔톤의 화면과 싱그러운 라벤더 향은 멜로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세대들을 유혹할 만하다.
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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