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사장 김수중)가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스를 인수한다.김익환 기아차 홍보담당 상무는 29일 해태 타이거스 인수를 권유한 고재유 광주시장을 방문, 인수의사를 전달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상국사무총장도 “그동안 기아차, 광양제철과 접촉, 팀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는데 이왕이면 광주에 공장이 있는 기아차가 해태를 인수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서 물밑접촉을 벌여 기아차로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익환 상무는 “이미 해태로부터 재무상태에 대한 자료를 넘겨받아 면밀히 검토중이다. 경영진으로부터 갑작스레 인수검토 지시를 받아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하지만 6월중순까지 일을 마무리 짓겠다”고 덧붙였다.
■야구명가 해태시대 종언
82년 프로야구 출범원년에 광주 전ㆍ남북을 연고지로 해 팀을 창단한 해태는 그동안 9번이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모기업 해태제과의 부도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온 해태는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이 시즌 개막전 KBO에 매각을 의뢰, 팀의 간판을 바꿔다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KBO측은 주택은행과 협상을 거의 마무리 지었다가 무산된뒤 광양제철, 기아차와 다시 물밑접촉을 벌였다. 결국 광주시와 광주출신 정치인들의 권유로 기아차가 인수기업으로 결정됐다.
■인수절차
기아차는 KBO, 해태, 조흥은행 등과 조만간 접촉, 인수조건을 협상하게 된다. 일단 매각대금이 가장 큰 문제가 될 전망이다. 김익환 상무도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인수하기 때문에 적정선에서 매각대금이 결정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야구계 일각에서는 매각대금을 200억~300억원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기아차가 해태를 인수하더라고 프로야구 참여에 따른 가입금을 KBO에 지불해야 한다.
지난해 팀창단 형식으로 쌍방울을 인수한 SK가 50억원을 가입금으로 낸 것으로 미뤄볼 때 50억원 내외가 될 전망이다.
일단 기아차는 총재에게 구단의 양도양수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KBO이사회에서 재적회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기아차의 구단인수가 결정된다.
■해결해야 할 문제
구단 인수대금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구장 신설문제 또한 기아차가 인수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핵심사안이다.
광주시측은 이미 구장신설에 따른 절차의 하나로 구장설계용역을 맡긴 상태. 하지만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광주시측이 구장신설 과제를 미룰 경우 협상에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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