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1일부터 적용되는 유가조정 문제를 놓고 이번에도 SK㈜, LG칼텍스정유, 현대정유, S-OiL 등 정유 4사가 치열한 눈치전을 펴고 있다.2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원유 도입가는 배럴당 2달러 가량 올랐으나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23원 떨어지는데 그쳐 계산상으로는 모든 유종이 ℓ당 20원 정도 인상돼 할 요인을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최근의 추세를 보면 S-OiL의 `예측불허' 가격정책으로 원유가와 환율등락은 국내 유가조정에 사실상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어느 회사도 먼저 자사의 유가조정안 카드를 꺼내기를 주저한 채 서로 눈치만보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SK㈜는 3월1일자로 유가인상 계획을 미리 발표했다가 S-OiL이 오히려 가격인하를 단행하면서 ‘뒤통수’를 치자 며칠 뒤 기존 방침을 취소하고 뒤따라 갔으며, LG정유와 현대정유도 S-OiL과 동일하게 가격을 책정한 경험을 갖고 있어 섣불리 패를 꺼내지 않겠다는 태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유가조정 문제는 대형 3사가 기안해 시장점유율이 가장 낮은 S-OiL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푸념했다.
반면 S-Oil 관계자는 "이제 유가도 과거와 달리 시장원칙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타사의 유가정책에 아랑곳하지 않고 독자행보를 계속할 것임을 거듭 밝혔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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