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가 교육부의 거듭된 반대에도 불구,기여입학제를 강행하려는 가운데 고려대 등 다른 명문 사립대들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기여입학제 도입 여부에 관한 논의를 조심스러게 진행시키고 있는 이들 사립대들은 그러나 내심 연세대의 입장에 동조하면서도 교육부의 입장이 워낙 완강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고려대 고위 관계자는 27일 "국고 지원 확충이 없는 한 사립대 재정난의 현실적 해결책은 기여입학제라는 데 이견이 없다"며 "기엽입학제기준 마련 등 구체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려대의 상당수 보직 교수들은 이 같은 의견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문제가 공론화할 조짐을 보이자 김정배 총장이 "지금으로선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며 완강히 반대하고 나서 공식 입장으로 표출되지 않고 있다.
이화여대도 사립대 서열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기여입학제를 지지하는 분위기.다만 교육부의 절대불가 입장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여대 고위 관계자는 '아직 교육부에 맞설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세대 관계자는 '기여입학제 도입에 동조하는 대학이 있다면 공론화와 대국민 홍보과정에서 공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다른 사립대들이 기여입학제에 호응하고 나설 경우 기여입학제를 둘러싼 논란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완상 교육 부총리는 이날 교육부 간부회의에서 "정부가 기여우대입학제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여 안정된 입시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혀 일부 사립대들의 움직임이 쐐기를 박았다.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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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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