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위기를 맞고 있는 압두라흐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8일 법질서 회복을 위한 특별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하는 포고령을 군과 경찰에 내렸다.와히드 대통령은 이날 오후 비서실장이 대독한 대 국민 성명에서 “당면한 국가위기를 극복하고 질서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단호하고 특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관련 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와히드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인도네시아 경찰은 이날 낮 12시부터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으며 수도 자카르타 경찰의 반 폭동 부대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정치ㆍ안보ㆍ사회 조정장관은 대통령의 특별조치 발표 후 “대통령의 명령은 계엄이나 비상사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또 국회(DPR)나 국민협의회(MPR)를 해산할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유도요노 장관은 이날 오후 통합군사령관 및 육ㆍ해ㆍ공군 참모총장, 경찰청장 등과 비상회의를 갖고 후속조치를 논의했다.
현재 자카르타시 일원은 평온한 상황이나 와히드의 고향인 동 자바섬의 여러 도시에서는 와히드 대통령의 명령 발표 몇 시간 전부터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거리를 점령하고 반대파들의 건물을 파괴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동자바의 시도아료에서는 경찰이 대학 캠퍼스를 침입한 친 와히드 지지자들에게 경고 사격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의회는 30일 특별 회의를 소집, 와히드의 조달청 공금 및 브루나이 국왕 기부금 횡령 문제에 대한 탄핵여부를 국민협의회에 상정하는 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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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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