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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더/ 한국노키아모바일폰 에로 라이티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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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더/ 한국노키아모바일폰 에로 라이티넨 사장

입력
2001.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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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하면 떠오르는 게 무엇일까?산타클로스, 핀란드식 사우나, 최근에는 핀란드인들이 잠들기 전에 씹는다는 자일리톨 정도가 고작이다. 위치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도 있지만 우리나라와 별 이해관계가 없다는 게 이 같은 무관심의 더 큰 이유일 것이다.

핀란드는 우리나라 면적의 1.5배이지만 인구는 서울인구의 절반 정도인 550만명에 불과하다.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31.3%를 장악하고 있는 노키아가 핀란드 기업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처럼 작은 나라에서 미국의 내노라는 기업을 압도하는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한 비결이 뭘까. 핀란드에 금융위기가 닥쳤던 1980년대 말 당시 부도위기까지 몰렸던 노키아를 세계 1위의 휴대폰 메이커로 비약시킨 원동력은 바로 ‘노키아 방식(Nokia Way)’이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인간존중(Respect to Individual)’의 정신이다.

노키아는 1980년대 후반 구조조정 과정에서 통신분야만 남기고 나머지 분야를 모두 정리했다. 정리된 직원 모두를 전원 재고용한다는 조건이 달린 매각이었다. 결국 구조조정에서 한명의 직원도 낙오되지 않았고 이 같은 노사간의 신뢰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인간적인 노키아의 철학은 한국노키아모바일폰 에로 라이티넨(50ㆍ사진) 사장에게서도 배어 나온다. 엔지니어 출신인 라이티넨 사장은 지난 해 2월 한국노키아모바일폰 사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직원들에게 자신을 “에로”로 불러달라고 주문했다. 격식(格式)을 따지지 않는 노키아 식이었다.

직원들은 일을 처리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직접 라이티넨 사장을 만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직원들과 직접적인 대화의 통로를 열어놓고 솔직한 대화를 나누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직원들은 회사가 가정만큼 편안하다고 말한다.

다른 기업에 스카우트돼 회사를 떠났던 직원이 몇 달 안 돼 되돌아오는 것도 이 같은 가족적이고 인간적인 분위기가 그리워서다. 라이티넨 사장은 웃는 얼굴로 직원을 받아들인다. 어떤 직원도 해고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스스로 떠났던 직원도 돌아오면 기꺼이 받아주는 ‘노키아 방식’ 때문이다.

라이티넨 사장은 전형적인 덕장(德將)스타일이다. 한번도 공개적인 장소에서 직원들을 질책한 적이 없다는 것이 회사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는 “회사는 공동 목표와 비전을 가지는 하나의 공동체”라고 말한다. 이 목표와 비전을 성공적으로 달성하려면 공동체 일원인 직원들이 모두 만족하고 서로를 존중할 때만 가능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어떤 경우에도 직원들을 공평하게 대우하고 정당한 업무 평가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라이티넨 사장은 “6월말 이전에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전화기인 노키아8887(셀룰러용)과 노키아8877(PCS용)로 한국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겠다”고 선언했다.

‘인간 존중’의 경영철학으로 무장한 세계 1위 휴대전화기 업체 노키아가 한국시장에 어떻게 다가설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My 키워드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고객의 요구부터 파악해야 한다. 막연하게 그럴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정확하게 고객이 원하는 게(Needs)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구가 파악되었으면 이를 토대로 제품에 가치(Value)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을 존중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살핌을 제공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고객만족이 이루어질 것이다.

▽개인 생활이 행복해야 한다

개인생활이 행복한 직원이 일도 잘한다. 직원을 혹사하면 이직률도 높아지고 업무 능률도 저하된다. 일을 할 때는 충실하게 일에만 전념하고 쉴 때는 일은 잊고 휴식만 취해야 한다. 그래야 재충전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배가할 수 있다.

개인의 생활이 불안정한 직원들은 일도 불안정하게 한다. 그래서 직원들이 개인 생활에서 행복해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키아 어떤 회사

1865년 핀란드 남서부 노키아라는 조그만 마을에서 펄프공장으로 출발한 노키아는 현재 세계 1위의 휴대전화 개발 생산업체로 발전했다.

노키아는 지난 해 1억2,000만개 이상의 휴대전화를 생산해 130개국에 전량 수출, 매출액 270억달러, 순이익 36억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노키아의 전세계 휴대전화시장 점유율은 30.6%(2000년 기준)로 2,3위인 미국의 모토로라(13.3%)와 스웨덴의 에릭슨(9.7%)보다 월등히 앞섰다.

10개국에 단말기ㆍ통신장비 생산공장, 15개국에 연구ㆍ개발(R&D)센터를 두고 있다. 전체 직원 6만명 가운데 3분의 1인 2만명이 R&D에 종사하고 있다.

노키아의 한국 진출은 1984년 마산에 노키아TMC공장을 설립하면서 였다. 노키아TMC공장에는 800여명의 종업원이 있는데 이는 국내 최대 이동전화 생산시설이며 노키아의 전세계 생산시설 중에서도 최대 규모다.

1999년 설립된 한국노키아에는 140 여명의 직원들이 노키아 모바일 폰, 노키아 네트워크, 노키아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R&D 등의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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