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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확대간부회의 격론 이모저모 / "黨분열 인사실책보다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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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확대간부회의 격론 이모저모 / "黨분열 인사실책보다 더 문제"

입력
2001.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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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ㆍ재선 의원 성명 파문과 관련한 민주당의 내홍이 28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한층 증폭됐다. 2시간 가량 진행된 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은 ‘충정과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문제제기 방식과 수습책에 대해선 상당한 시각차를 보이며 격론을 벌였다.특히 소장 의원들의 리더 격인 정동영 최고위원이 친 동교동계인 안동선 최고위원 및 정균환 총재특보단장과 대립하다 도중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등 소장 의원들과 동교동계의 정면 충돌 조짐까지 보였다. 중국을 방문 중인 김중권 대표를 대신해 사회를 맡은 안동선 최고위원이 “성명발표는 적절치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사단이 시작됐다.

정 최고위원은 즉시 “오늘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그러나 뒤이어 정균환 단장이 “(재선의원들과) 대통령과의 면담까지 주선했는데 (성명발표)를 강행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당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며 격한 어조로 성명 참여 의원들을 성토하자 정 최고위원은 퇴장으로 항의를 표시했다.

회의 후 민주당 지도부는 굳은 표정으로 회의내용에 대한 언급을 피했고, 일부 최고위원들은 “정 최고위원이 이럴 줄 알았다”며 노골적인 비난하기도 했다. 이인제 최고위원과 노무현 상임고문은 회의에서 침묵으로 일관했다. 다음은 회의 발언 요약.

▦안동선 최고위원=충정이 있다고 해도 당이 분열로 비치는 것이 정책이나 인사 실패보다 더 큰 문제다. 지혜를 발휘하고 단결하는 길밖에 없다. 당이 분열되면 재기 불능의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으므로 모두 자성하고 자제하자.

▦정동영 최고위원= 성명 참여 의원들로 인해 당이 분열되는 것이 아니라 당에 희망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 밖에선 이들이 민주당에 새 출발의 기회를 줬다고 한다. 비정상적인 방법을 쓴 것도 정상적인 통로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 회의는 이 문제에 대해 최소한의 대답을 해줄 필요가 있으며 분열로 규정해선 안 된다.

▦김원기 최고위원=당을 아끼는 충정은 이해한다. 그러나 대응이 성급하게 나와선 안 된다. 대표 귀국 후 당 공식기구에서 대처해나가자.

▦신낙균 최고위원=대표 귀국 후 다시 만나 논의할 필요가 있으나 오늘 이 문제를 미루는 모습으로 비쳐선 안 된다.

▦정균환 특보단장=당이 갑론을박하는 것으로 비칠까 걱정이다. 초재선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하는데 더 많은 초재선 의원들이 반발하더라. 상황이 어려운 것을 이해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나 그런 방법은 좋지 않다.

▦박상천 최고위원=당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어 근본대책이 강구돼야 하지만 어떻게 할 것이냐는 성급하게 결론 낼 일이 아니다. 이들의 움직임을 선의로 해석한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이 에스컬레이트되어선 안 된다.

▦한화갑 최고위원=재선의원들이 대통령과 면담을 요구해 그것을 청와대가 수용함으로써 대화통로가 생겼음에도 성명을 발표한 것은 문제가 있다. 새 출발의 계기라고 강조했으나 당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당원이 제기한 얘기는 타당성이 있으면 수용하고 없으면 왜 안 되는지 이해시켜야 한다. 최고위원으로서 의원들을 두루 만날 것이다.

▦김근태 최고위원=대표가 오는 즉시 최고위원회를 개최하고 워크숍에서 충분한 논의를 하자.

▦장을병 최고위원=애당심에서 나왔다고 본다. 최고위원들은 권한은 없으나 책임은 있다. 그 책임을 떠안아 문제해결 의지를 다져야 한다.

▦김기재 최고위원=시국인식과 당을 아끼는 충정에서 나온 움직임으로 당에서 적극 수렴해야 한다. 당내 의견 및 민심의 올바른 수렴을 위한 메커니즘이 보강돼야 한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정동영 최고 일문일답

정동영 최고위원은 28일 “최고위원이 책임을 지고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날 확대간부회의 도중 퇴장했던 그는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초ㆍ재선 의원들의 성명 발표를 충정으로 이해해 달라”면서 “본질을 왜곡하는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회의 중 퇴장한 이유는

“(다른 최고위원들이) 이번 사태를 당내 내분으로 해석하는 것 같아 반론을 제기했고, 이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좋지 않다고 판단했을 뿐이다”

-이 같은 행동에 다른 의도가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지금은 ‘신뢰의 위기’ 상황이다. 국민이 바라는 국정쇄신을 이루는 게 본질이다. 내가 최고위원이 아니었으면 초ㆍ재선 의원들과 함께 서명했을 것이다”

-정균환 특보단장이 대통령 면담을 주선했다고 했는데…

“사실이 아니다. 구구하게 설명하기 싫다”

-27일 밤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총사퇴론을 거론했다는데…

“대통령이 백지 위에서 국정쇄신이라는 그림을 그리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면 최고위원도 기득권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사태 수습 방안은

“김중권 대표가 돌아오면 최고회의와 의원 워크숍을 통해 의견을 개진하겠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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