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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보도 "美, 핵 전력감축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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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보도 "美, 핵 전력감축 검토"

입력
2001.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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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미사일방어(MD) 체제 도입과 함께 군 전력 전면 개편 방안을 마련 중인 가운데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모두 폐기하고 전략 핵 폭격기를 대폭 감축하는 등의 급격한 핵무기 전력 개편안이 군 내부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6일 보도했다.미 공군이 최근 자체적으로 마련한 이 감축안은 1단계로 러시아를 겨냥한 지상발사 ICBM 550기 전부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핵탄두를 현재의 6,500기에서 1,000~1,500기로 줄이면 장거리 폭격기,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지상발사 ICBM 등 3대 핵전력 가운데 하나는 필연적으로 폐기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감축안은 지난 1일 MD 추진 선언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냉전 이후 현실을 반영해 핵무기의 규모와 구성, 성격을 바꾸겠다”고 언급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감축안은 또 ▦MD 체제와 연계한 우주방위전력 강화 ▦동시다발의 국지전 수행을 위한 윈윈(Win-Win) 전략 폐기 ▦중국을 겨냥한 미 전력 거점의 태평양 이동 ▦한정된 규모의 살상을 목표로 한 소형 핵무기(mini-nuke) 개발 등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이 주도하는 일련의 군 전략 개편안을 반영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도 25일 “전쟁 기술에서 혁명적인 진전을 이끌어낼 군을 건설해야 한다”며 “정밀 무기와 정보 기술을 토대로 작지만 기동성 높고 신속한 군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전략가들도 MD 체제 구축에 성공하면 전쟁 억지를 위해 핵무기를 수 천기씩 보유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국방 예산 부족 때문에 러시아는 앞으로 10년 이내 작전 가능한 핵탄두가 1,500기 이내로 줄 것이라는 분석도 핵무기 대량 감축의 근거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은 ICBM의 완전 제거 등은 불가능하며 오히려 그런 제안은 군 내부의 동요가 얼마나 심한지 암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상발사 ICBM이 공군 보유이기 때문에 이기주의의 발로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공군은 그들에게 더 귀중한 B-2, B-52H 같은 장거리 핵폭격기의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량 핵 감축에 대해서는 제 2차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Ⅱ)에 따라 2007년까지 미국과 러시아가 줄이기로 한 핵 탄두 3,500기 이하의 감축은 위험하다는 주장도 팽팽하다.

럼스펠드 장관은 이 같은 제안들을 다룰 관련 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가을께 핵 전력 감축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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