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선발에 아깝게 탈락한 47명의 미녀들은 대기실에서 동료들과 못다한 우정을 쌓느라 여념이 없었다.지난해 1차 선발 후 대기실이 눈물바다가 되고 뿔뿔이 흩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낯선 광경. 이들 신세대 미녀들은 휴대폰 번호를 맞교환 하는가 하면 서로 어깨동무를 한 채 사진을 찍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또 대기실 TV 앞에 삼삼오오 모여 친구들의 선전을 응원하는 따뜻한 배려도 보여줬다.
가장 따스한 마음씨의 미녀에게 주어지는 '우정상'을 받았지만 본선에 오르지 못한 미스경북 선 박현숙(朴賢淑ㆍ19)양은 "본상보다 친구들이 주는 상을 받아 기쁘다"고 말했고 미스뉴욕 선 오지민(吳知玟ㆍ18)양도 "아름다운 추억과 좋은 친구를 사귄 게 상보다 소중한 것 아니냐"고 말해 신세대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내 왕관 안 줄래!"(2000 미스 한주여행사 박미선) "그래도 우린 금강산에 사진 걸려 있잖아"(2000 미스코리아 미 손태영)
미스코리아로 활동했던 1년이 꿈결처럼 빨리 흘렀다며 전년도 입상자들은 왕관을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것을 무척 아쉬워했다. 또 올해 후보들이 최신형 휴대폰 등 선물을 많이 받은 것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후보들만큼이나 무대 또한 아름다워 많은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무대 뒷편을 멀티 텔레비전으로 장식해 현란한 사이버 분위기를 풍겼던 지난 해와 달리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컨셉'으로 꽃과 나무 등 자연 친화적인 소품들을 사용해 후보들의 아름다움을 한껏 살려줬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6일 경기 기흥 코리아 골프빌리지에서 합숙생활을 시작한 미녀 63명은 22일동안 새벽 6시에 기상한 뒤 자정까지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과 국토대순례, 장애인 봉사활동 등 특별일정을 무사히 소화해 내는 건강미를 과시했다. 당초 63명이 합숙에 참가했으나 합숙 막바지에 이르러 1명이 개인사정으로 기권, 최종 본선에는 62명이 출전했다.
■심사위원장 신영균
“외적인 아름다움보다는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아름다움을 평가하는데 주력했습니다.”
2001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신영균(申榮均ㆍ예총회장) 심사위원장은 27일 “모두 아름다운 후보들이어서 누구를 최고의 미인으로 뽑아야 할지 심사위원들의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모든 면에 걸쳐 최대한 공정하고 정확한 심사를 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신위원장은 “몸매와 얼굴이 주는 외형적 매력보다는 후보들의 교양미를 우선 평가했고,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함께 21세기의 미인이 갖춰야 할 지적인 부분에 큰 비중을 두었다”면서 “1ㆍ2차 예비심사에서는 맨 얼굴을 심사할 만큼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도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채점 실명제와 컴퓨터 채점을 실시하고 최고ㆍ최저 점수를 제외한 평균을 내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신위원장은 “요즘 젊은 여성들은 외형 가꾸기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번 심사에서도 드러났 듯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적 아름다움이 진정한 미(美)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심사과정
심사는 2차례의 비공개 예비심사와 대회 당일의 본심사로 나눠 진행됐다.
1차 예비심사는 26일 오전 수영복과 개별인터뷰, 2차 예비심사는 27일 오전 평상복 차림의 그룹인터뷰 형식으로 열려 후보의 외모와 인성, 교양을 평가했다.
본심사에서는 14명의 심사위원들이 예비심사를 기초로 수영복 심사를 한 뒤 1차로 63명의 후보 중 15명을 선발했다.
1차 통과자를 대상으로 다시 7명의 최종본선 진출자를 뽑고 이들 중 진,선,미 등 7개 타이틀 수상자를 결정했다.
채점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본심에서는 ‘채점 실명제’를 채택, 단계별로 후보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평가점수가 TV모니터를 통해 즉시 공개됐다. 후보가 받은 점수 중 최고점수와 최저점수 1개씩은 합산에서 제외됐다.
주최측은 이달 6일 이후 국토대순례 등 21박22일 동안의 합숙기간 중 후보들이 보여준 매너와 동료애, 규칙준수 여부 등을 참고해 외모뿐 아니라 지성미 등 내면의 미를 갖춘 미인을 뽑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 眞 김민경양 인터뷰
"전공인 연기를 살려 '대한민국 최고의 미인'이자 '진정한 연기자'란 말을 동시에 듣고 싶어요."
'2001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최고 영예인 진(眞)을 차지한 김민경(김민경ㆍ20ㆍ동국대 연극영상학부2)양은 수상이 결정되는 순간, 흥분을 이기지 못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꿈만 같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미스 서울 선 출신인 김양은 "주변의 권유와 젊은 시절 좋은 추억을 남기기 위해 담담한 마음으로 출전신청을 했다"며 "예선에서 선에 그쳤는데 내개 진의 영광이 돌아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김양은 "평소 건강을 위해 헬스와 재즈댄스를 꾸준히 했을 뿐 특별한 준비는 없었고 대회출전을 결심한 뒤에도 운동에만 신경썼다"고 덧붙였다.
대구에 사는 부모님과 떨어져 서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김양은 발레가 특기. 중학교 시절까지 10여년간 발레를 공부하며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몸매"라는 찬사까지 들었다.
부모님의 반대로 무용은 포기했지만 고3 시절 "연기자가 되겠다"며 부모를 설득, 연극영상학부에 진학할 정도로 '뚝심'있는 신세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세대답지 않게 종이에 편지쓰기를 즐기기도 한다고.
당선 직후, 가장 하고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 "대회 막판, 다이어트를 위해 많이 굶었는데 맛있는 갈비를 먹고 싶다"고 솔직히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 김양은 "음식 가운데 고기를 가장 좋아한다"며 "고기만 먹으면 살은 찌지 않는다"고 자신만의 몸매관리 비결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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