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장파 의원 6명이 제기한 쇄신론의 파장이 쉽사리 진정 될 것 같지 않다.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집권당 내부의 갈등 양상은 자칫 국정 혼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들도 이점을 불안하게 생각할 터이다.국정이 제대로 굴러가도 시원찮을 판인데, 대통령 보좌진의 인책과 국가 인사 시스템을 쇄신해야 한다는 주장이 소장파 의원들에 의해 제기되고, 그 파장이 청와대 등 여권 전체로 번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소장파 6인의 요구는 경청할만한 것이라고 본다.
이번 법무장관 임명 및 경질 과정을 지켜 본 국민들은 6인 의원들의 생각과 행동이 적어도 당 지도부 보다는 민심에 근접해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민주당이 민심과 거리가 먼 행보를 해온 것은 사실이다.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나머지 ‘수의 힘’ 만을 믿고 민심에 대해 방심한 측면이 없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탓에 연말 다짐했던 국정쇄신 의지는 ‘강한 여당 강한 정부’로 나타났고, 곧 이어 의원 꾸어주기와 3당 연합이라는 인위적 여대(與大) 만들기로 이어졌다.
이러는 사이 민심은 자연적으로 멀어져 갔다. 4ㆍ26 재ㆍ보선 참패는 집권당과 민심의 간격이 얼마나 먼가를 극명하게 방증한다.
여권은 그러고도 사상 최단명(最短命) 법무장관을 만들어 내는 우를 범했다. 법무장관의 임명과 사퇴의 배경은 애당초 안동수씨 개인의 인물 됨됨이에 있는 것은 아니다.
검찰총장 내정자의 입지를 위해 법무장관을 인선하는, 말하자면 인사의 상하관계가 어긋나 버린데서 그 원인을 찾아야 마땅하다.
소장파 의원들이 소영웅주의에 휩쓸려 지도부에 도전하거나 항명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또는 민심의 현장에서 민심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고 난 뒤의 행동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요구대로 인사의 비공식 라인 등 인책할 대상이 있는지 여부는 물론, 국가 인사 시스템에 대한 전면 검토가 이뤄져야 할 당위는 있다고 보여진다.
민주당 지도부는 더 이상의 동조를 막고 파문을 진정하면 될 것이라는 식의 안이한 판단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오히려 이번 파문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당이 좀더 민심에 가깝게 다가 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6인 의원의 행동이 국가의 인사 정책은 물론, 넓게는 국정쇄신의 동인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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