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의 내수 경쟁이 격화하면서 고객이 없는데도 차를 출고시키는 업체의 이른바 ‘밀어내기식 판매’가 고개를 들고 있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현대차, 기아차, 대우차, 쌍용차, 르노삼성차등 국내 자동차 5사의 내수판매 대수는 12만7,336대에 달했으나 등록대수는 12만3,219대였다. 판매대수와 등록대수의 차이 4,000여대가 장부상으로만 판매된 것.
지난 해 연말 차를 구입한 고객들이 연도를 바꾸기 위해 대거 연초에 등록하면서 1월 등록대수가 판매대수보다 5,964대 많았던 것을 제외하면 판매대수와 등록대수의 차이는 2월 2,022대, 3월 299대, 4월 4,117대등을 기록했다. 업체별로는 2~4월 차이가 5,413대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차량 구매시 임시번호판을 단 차량을 넘겨받아 10일 이내에 구청에 등록해야하는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판매된 수천대의 차량이 등록되지 않은 채 공중에 떠있는 셈.
밀어내기식 판매는 1997년 현대, 대우, 기아차가 치열한 판매전을 벌이면서 성행했으나 외환위기로 기아차와 대우차가 잇따라 부도사태에 빠짐에 따라 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밀어내기식 판매는 고객에게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일선 영업사원에게도 많은 금융부담을 안겨주지만 각사간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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