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한미은행의 아메리카은행(BOA) 지분을 인수, 이 은행의 단독 2대주주로 부상했다.한미은행은 24일 “장외시장에서 BOA가 보유지분 10.08% 중 6.75%를 삼성생명에 양도, 지분율이 3.33%로 줄어들었다”며 “반면 삼성그룹은 지분이 10.08%에서 16.83%로 상승해 칼라일-JP모건 컨소시엄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고 공시했다.
BOA가 삼성에 넘긴 주식은 모두 1,100만여주로 양도 가격은 총 890억원(주당 8,100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식 양도는 칼라일그룹이 지난해말 한미은행 최대주주가 된 이후 지분 정리를 추진하던 BOA와 은행부문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던 삼성그룹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양도에 따라 한미은행 주요 주주 지분은 칼라일-JP모건 컨소시엄 17.9%, 삼성그룹 16.83%, 대우그룹 5%(채권단 담보), 아메리카은행 3.33%로 바뀌게 됐다.
한미은행은 1983년 대우 등 10개 한국기업 컨소시엄 50.1%, BOA 49.9% 지분으로 출범했으며 98년부터 대우ㆍ삼성ㆍBOA가 각각 16.83% 씩 지분을 보유해왔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BOA가 지분을 정리할 것이라는 소문 때문에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었으나 불확실성이 사라져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게 됐다”며 “삼성이 투자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했다고는 하지만 경영 차원에서 많은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법상 외국인 투자은행의 경우 국내 대기업은 외국인 지분 이상을 취득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며 “앞으로 칼라일그룹의 지분을 넘겨받기 위해 삼성이 은행법 조항 폐지를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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