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티베트 점령 50주년 기념일인 23일 백악관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30여분간 만나 티베트의 인권 문제 등을 논의했다.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부시 대통령은 중국과 대화를 시작하려는 달라이 라마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티베트의 독특한 종교적 문화적 언어적 정체성의 유지와 모든 티베트인의 인권 보호를 지지할 것임을 거듭 천명했다”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측도 성명을 통해 “미 정부가 티베트의 정체성 유지를 위해 도덕적, 물질적 지원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고위관리도 이날 “미 정부는 티베트 난민 지원 등을 위해 500만 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해, 부시 정부의 티베트 문제 개입을 시사했다.
백악관은 이날 회동이 대통령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서 이뤄진 종교 지도자와의 사적인 만남이라고 강조하며, 미국이 티베트의 독립을 부추기며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는 중국의 비판을 일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가 다른 미국 정부 관리들과 만나는 자리에 잠시 합석했던 것과 달리 부시 대통령은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을 대동하고 직접 접견, 중국에 대한 비판적인 정책 성향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중국측은 ‘티베트 평화회담 기념일’인 이날 회동이 이뤄진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미국은 티베트 분리 운동을 위한 공간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면서 티베트는 달라이 라마보다 중국 통치아래서 더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고 주장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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