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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 '아내에 보내는 편지'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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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 '아내에 보내는 편지'화제

입력
2001.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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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목사님이 오빠의 편지를 복사해줬는데, 목사님 설교는 안 듣고 내내 신문에 난 오빠 편지만 읽었어요.너무 좋아요.”(은미) “사랑이 담긴 편지를 읽으니 내 가슴이 따뜻해지네요.”(소미애) “아내와 자식을 둔 가장으로서 당신의 편지는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팬)

한 통의 편지가 세간의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일보가 가정의 달을 맞아 마련한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시리즈를 통해 탤런트 차인표가 부인 신애라에게 쓴 편지(18일자 3면)다.

편지가 나간 후 많은 독자와 네티즌들은 차인표의 또 다른 면에 놀라고 감동했다. 차인표 신애라 부부를 각각 만났다.

▦신애라

“ ‘나는 속으로 더 당황했어요. 당신이 모르는 최신곡들, 나는 알고 있었으니까요…’ 라는 구절을 읽으면서 눈물이 났어요.

아, 이렇게 나를 생각하는구나 하구요.” 신문에서 읽은 남편의 편지가 새삼 떠오르는 듯 말을 잇지 못한다. “너무 고맙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인표씨 얼굴 보고는, 고맙다는 말 대신 ‘편지대로 실천하세요’ 라고 했다”며 웃는다.

그는 최근 다짐을 하나 했다. 엄마의 손이 가장 필요한 아들 정민(3)에게 신경을 더 쓰기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드라마는 당분간 출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두개의 프로그램 진행자로만 활동한다. “99년 4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육아일기’(EBS)와 이달 초부터 시작한 ‘칭찬합시다’ 두 개입니다.

‘육아일기’ 를 진행하면서 정민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많이 배워요. 또한 힘든 처지에 있으면서도 남을 돕는 사람들과 소아암으로 고생하면서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만나는 ‘칭찬합시다’ 는 인생의 교훈을 줘요.”

이 부부가 1년 동안 집 근처에서 학교도 가지 못하고 종이를 줍는 소녀 순덕(11)이에게 옷도 사주고 먹을 것도 챙기는 등 따뜻하게 보살핀 일을 떠올렸다.

그는 “다른 사람들도 그 애를 봤으면 저처럼 했을 겁니다”라고 말한다. 정민이가 보채자 얼른 아이에게 손이 간다. “하나 더 낳을 겁니다.

정민이가 외로울 것 같아서요.” 그는 “인표씨에게 고맙다는 말 대신 전해달라”며 “큰아기 차인표와 작은 아기 정민이가 건강하고 남을 사랑할 줄 알고 사랑 받았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을 마쳤다.

▦차인표

“힘든 처지에 있으면서도 가족을 더 사랑하는 다른 분들에게 미안하네요.” 편지가 나간 후 나타난 엄청난 반응에 놀랐다며 쑥스러울 뿐이라고 했다.

“편지가 신문에 실린 후 제일 먼저 장모님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편지보고 많이 우셨대요. 아내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말투와 그 동안의 캐릭터, 외모 등으로 인해 터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의외로 섬세하고 여리다.

신문사에서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사인을 해 달라자 “일하면서 공부하느라 고생한다”는 말을 건네며 정성스럽게 사인을 해준다. 또한 “정민이가 나보다 엄마를 더 찾는 것이 서운하지만, 아이는 정직한 것” 이라고 말한다.

이런 성격은 연기를 할 때도 곧잘 드러난다. 드라마 연습 때 자신이 할 대사와 표정연기까지 선배와 동료, 연출자에게 상의를 할 정도다.

요즘 그가 출연하고 있는 ‘그 여자네 집’의 작가 김정수씨는 “차인표는 선천적인 연기자는 아니지만 성실하게 노력하는 좋은 탤런트” 라고 칭찬한다.

차인표는 “ ‘그 여자네 집’ 은 가족의 사랑을 따뜻하게 그리고 사람냄새 나는 드라마라 참 좋아요. 그래서 연기자들이 즐겁게 작업합니다.”

그는 10월께 ‘그 여자네 집’ 이 끝나면 바로 영화 ‘아이언 팜’ 주연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편지에서 밝힌 것처럼 아내를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는 남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귀가하는 그의 모습이 따뜻해 보인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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