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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세 바리톤 조상현 씨 "마지막 독창회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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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세 바리톤 조상현 씨 "마지막 독창회 엽니다"

입력
2001.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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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톤 조상현(77)씨가 29일 오후 7시30분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마지막 독창회를 갖는다. 국내 남자 성악가 중 처음으로 해외 유학을 떠난 ‘한국 음악계 1세대’로 꼽히는 조씨는 1954년 이후 2년에 한 번꼴로, 9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매년 독창회를 열어 왔다.조씨가 이번을 마지막으로 독창회를 더 이상 못 갖는 것은 시력 때문이다. 지독한 근시인데다 지난 2, 3년간 노환으로 시력이 크게 나빠져 글자를 볼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최근에는 망막에 이상이 생겨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책과 악보를 전혀 볼 수 없어 오직 듣는 것에만 의존하기에 이르자 25회를 끝으로 독창회를 접기로 했다.

그의 고별 독창회는 목소리 때문이기도 하다. 조씨는 “나이가 들면서 목소리가 점점 쇠퇴하는 것을 느낀다. 목소리가 미워지기 전에 독창 활동을 마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별 무대의 레퍼토리로 독일가곡과 한국가곡을 함께 택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독일 작곡가 볼프의 가곡 독창회를 열 만큼 독일 가곡에 애착을 갖고 있는 한편, 나이가 들수록 한국 가곡을 아끼는 마음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독창회에서 슈만과 볼프, 홍난파 박태준 현제명의 가곡을 부를 예정이다.

조씨는 함흥사범학교와 경성음악학교를 졸업한 뒤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공부했다. 단국대 예술대학장과 제12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 슈베르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조씨의 자녀들인 영방(피아노) 영창(첼로) 영미(바이올린)씨도 모두 음악계에서 활약하는 음악 가족이다.

마지막 독창회의 반주는 장녀 영방씨가 맡는다. (02)6303-1919.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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