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가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천주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민족종교 등 6대 종단으로 구성된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범종교 연합'은 6월 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사형폐지, 우리 모두의 힘으로'라는 첫 공동 행사를 개최하고 성명서를 발표할 계획이다.행사는 사형수의 편지 낭독, 전직 교도관의 사형집행 현장보고, 진혼무, 노래공연 등으로 꾸며지며 치과의사 모녀 살인사건의 피고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이도행씨가 나와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범종교 연합은 성명을 통해 "사형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인간 생명의 신성함을 강력히 옹호하기 위한 것이며 생명권은 어느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가장 기본적 권리"라는 입장을 밝힌다.
올해초 구성된 범종교 연합은 앞으로 서명운동, 입법 청원 등 다각적 활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개신교도 지난달말 보수ㆍ진보교단을 아우르는 '사형 폐지 한국기독교연합회'를 발족하고 독자적 활동에 들어갔다.
사형제도 폐지론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다. 폐지론자들은 80년대 이후 수차례 국회에 입법청원을 했고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지만 96년 헌법재판소는 사형제도 합헌결정을 내렸다.
최근 인간 복제, 낙태 등 생명윤리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종교계가 사형제도 문제를 새롭게 주목하고 나서 사형 폐지 목소리가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이창영 신부는 "인간 복제, 낙태, 사형제도 등 현재 우리는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생명문화 정착을 위해 여러 종교들이 힘을 모으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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