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현장의 소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현장의 소리

입력
2001.05.24 00:00
0 0

그 책은 우선 제목부터가 도발적이어서 눈길이 간다. 내용 또한 어떻게 보면 상식적인 수준이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쏟아내 '재미'가 있다.'대우자동차 하나 못 살리는 나라'라는 책이 그것이다. 대우자동차 매각은 어떤 형태로든 조속히 해결되어야 할 우리 경제의 현안이어서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저자는 대우기술연구소 선임과장 김대호씨. 운동권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노동운동을 하다가 대우차에 입사했다.

그는 "자동차를 잘 몰랐던 김우중 회장과 정부의 금융 구조조정이 대우를 망쳤고, 노조와 채권단은 한가닥 회생 가능성까지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책임자는 정부라고 했다. 죽이지도 살리지도 못하는 채권단에 대우를 떠넘기고 원론적인 시장기능만 운운하면서 국가적 조정기능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직 고위 관료의 공무원 비판도 널리 알려진 것이지만 역시 직설적이어서 쉽게 피부에 와 닿는다.

최종찬 전 기획예산처 차관의 공개 발언은 공무원 조직의 고질적인 비효율과 비능률에 대한 고발이다.

그는 "공직자들이 밤 늦도록 열심히 일하지만 쓸모없는 일에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정작 국민들은 서비스 개선을 실감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청사에는 밤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연히 전력만을,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김대호 과장은 그동안 대우차 문제에 있어 별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아니 낼 수가 없었던 그룹에 속한다.

이 계층은 구조조정의 고통은 똑같이 당하면서도 사무직이란 이유로 침묵을 강요당하곤 했다. 오히려 그 때문에 현장의 소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최 전 차관은 공무원 생활을 30여년 했고, 정부 개혁의 야전 사령관을 지냈다. 이런 상태라면 정부 혁신은 연목구어가 된다는 우려에서 후배들에게 쓴 소리를 했다. 단순히 이런 이유만으로도 두 사람의 이야기는 경청할 만하다.

/이상호 논설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