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킹' 의 배가본드, '영챔프' 의 베르세르크 등 국내 만화잡지의 주력만화는 대부분 일본 것이다. 단행본도 마찬가지다.한양문고가 5월 16일부터 22일까지 집계한 단행본 판매순위 10위안에 국내만화는 두 권 밖에 없다.
일본만화로 초토화된 상황, 우리만화의 일본진출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양경일(그림) 윤인완(글) 콤비의 신작 '신암행어사'가 한일 동시 연재되고 있다. 더구나 일본에서 선전하고 있어 큰 관심을 모은다.
고단샤(講談社), 슈에이샤(集英社)와 함께 일본 3대 메이저 출판사 중 하나인 쇼각칸(小學館)의 월간지 '선데이 GX'에서 지난 달부터 연재되고 있는 '신암행어사'는 자체 인기조사에서 1, 2위를 다툰다.
암행어사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판타지 요소를 결합시킨 SF 판타지 만화라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암행어사'라는 비밀요원이 있었던 '쥬신'이라는 나라가 멸망하고 사라진 때, 한명의 암행어사만 남아 세상을 떠돌면서 권선징악이라는 자신의 임무를 외롭게 수행한다.
에피소드마다 '춘향전' '고려장' 등 국내 고전의 소재를 배치해 기발한 발상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일본에서도 탄탄한 극적 구성을 갖춘 판타지 만화로 평가를 받고 있다.
3대 메이저 출판사의 만화잡지에 우리만화가 본격 연재되기는 사실상 처음. 황미나 이현세의 작품이 일본 시장에 조금씩 얼굴을 내밀긴 했지만 상업적 연재라기보다 한국만화의 소개차원에서 이뤄지거나, 군소출판사 연재가 고작이었다.
양경일씨도 1999년 군소출판사에서 '좀비헌터'를 연재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일본 만화시장의 주력이라고 할수 있는 주간지 연재는 여전히 전무한 상태. '영챔프'의 권낙환 팀장은 "주간지는 만화강국 일본의 자존심과도 같다.
하지만 최근 일본도 신인 작가들이 고갈되면서 한국 작가에게 서서히 눈을 돌리고 있어 우리만화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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