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간 긴장의 파고를 높였던 정찰기 충돌사건이 미국에서 정찰기 해체 후 반출방침을 수용함으로써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20일 NBC방송 일요 시사대담 프로그램에 출연, “(중국과)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정찰기가 반환될 것”이라며 “기체 상태가 좋지않기 때문에 분해 후 배로 반출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찰기를 해체한 후 떠나는 것이 미국에 굴욕적이지 않으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기체반환 방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공식적으로 중국의 기체분해-반환 방침에 처음으로 동의한 것으로 미국이 기존입장에서 후퇴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달 말 자체 기술진을 파견, EP-3기를 조사한 후 10일 정도 정비하면 자체 비행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이를 요구했으나 중국측은 이러한 방식을 국민 감정상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하지만 기체반환이 지연될 경우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인식한 양측은 최근 반환 원칙에 합의하면서 협상이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순위시(孫玉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정찰기를 미국에 반환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해 정찰기를 결국 돌려보낼 뜻임을 내비쳤다.
또 샹화이청(項懷誠) 중국 재정부장도 지난 10일 호놀룰루를 방문, 폴 오닐 미 재무부 장관과 회담하기 앞서 “정찰기 문제에 대해 만족할 만한 해결책이 나왔다”며 “정찰기 문제로 양국 관계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긴장됐다면 이는 과장된 것”이라고 말해 기체반환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음을 분명히 했다.
EP-3 정찰기는 지난달 1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F-8전투기와 충돌한 후 하이난(海南)섬에 비상 착륙한 후 억류됐으며 승무원 24명은 사건발생 2주일 만에 미국으로 귀환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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