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는 당의 정체성 확립문제가 논란이 됐다.박상규(朴尙奎) 사무총장이 당 지지도 하락 대책으로 '개혁적 국민정당 노선'을 표방하는 보고서를 내놓자 참석자들이 개혁과 보수 중 어느 쪽에 더 큰 비중을 둬야 할지를 놓고 격론을 벌인 것이다.
박 총장은 "최근 김대중 대통령이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임을 강조했다"며 "우리 당은 보수 회귀로 나가고 있는 한나라당과 차별성을 부각시키면서 창당 취지에 맞는 개혁적 국민정당임을 인식시킬 수 있도록 정책 개발을 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에 이인제(李仁濟) 김원기(金元基) 최고위원 등은 "우리 당은 개혁적 국민정당임이 분명하다"면서도 "한나라당은 기득권세력과 재벌을 옹호하는 수구세력으로 우리당과 다르다는 점을 국민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적절한 용어 개발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보수를 배척하는 것처럼 비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동선(安東善) 최고위원, 김진호(金辰浩) 안보특위위원장도 "우리 당은 중도 우익을 표방하고 개혁을 지향하는 정당이지만, 보수 성향 인사들도 우리 당을 지지할 수 있도록 인사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개혁을 표방하는 이상수(李相洙) 총무는 "보수니 정체성이니 하는 논란은 공허하다"며 "외국에서도 정체성 논란보다는 구체적 정책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세형(趙世衡) 상임고문은 "보수가 과거 적폐와 기득권을 지키는 것이라면 우리는 보수와는 다른 개혁정당이며, 보수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면 우리는 분명한 보수정당"이라는 제3의 논리를 폈다.
논쟁이 길어지자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우리는 개혁적 국민정당이다. 꾸준한 개혁으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시대 변화를 선도해 나가자"고 일단 정리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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