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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후발업체 "제품 베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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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후발업체 "제품 베껴"

입력
2001.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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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부터 속까지 철저히 베껴라."식품업계에 베끼기 경쟁이 뜨겁다. 신제품 하나가 뜬다 싶으면 곧바로 모방제품을 출시해 인기에 무임승차를 하려는 '안면몰수' 상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21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시장 선도 제품을 그대로 본 뜬 이른바 '미투(Me too) 제품'들이 올들어 급증하고 있다. 빙그레가 올 3월 출시한 아이스크림 '메타콘'은 콘 시장 1위 브랜드인 롯데제과 '월드콘'을 크기나 중량부터, 속재료와 포장 디자인까지 그대로 본따 빈축을 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냉동 쇼 케이스 안에 놓으면 두 브랜드를 서로 분간하기 힘들 정도"라며 "선도제품의 인기를 등에 업어보자는 얄팍한 상술"이라고 꼬집었다.

롯데제과 역시 4월 말 해태제과가 연인을 위한 쌍(雙) 튜브형 빙과제품 '룰루라라'를 처음으로 내놓자 한 달여 만에 똑 같은 형태의 '트윈 쿨'을 출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국내 껌 시장의 40%를 점유하며 급속성장 중인 자일리톨 껌 분야에선 베끼기 경쟁이 비방광고전으로까지 비화했다.

롯데('자일리톨껌')와 해태('자일리톨 플러스')가 3년여 만에 '자일리톨'컨셉을 리바이벌해 재미를 보자 뒤늦게 시장에 가세한 동양제과('오리온 자일리톨껌')가 특정제품을 겨냥해 "화학 처리된 원료를 썼다"며 시비를 걸어 법정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발효유 시장에선 '기능성 요구르트' 베끼기 경쟁이 한창이다.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해 9월 위염 원인균을 억제한다는 기능성 요구르트 '윌'을 내놓은 뒤 발매 한 달 만에 하루 30만병 출고 신기록을 세우는 '대박'을 터뜨리자 경쟁 업체들이 유사제품으로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남양유업('위력') 매일유업('구트')에 이어 최근엔 롯데햄ㆍ우유('위위')가 가세했다. 이 제품들은 첨가물은 약간씩 다르지만 위장 질환의 주 원인균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성장을 억제, 위를 보호한다는 컨셉은 한결 같다.

빙그레나 서울우유도 현재 비슷한 기능성 발효유제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투 제품들이 잇따라 나와 하나의 테마를 형성하면 파이 자체를 키우는 순기능 측면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발 업체들이 선도제품을 일방적으로 비방하고 깎아 내림으로써 반사이득을 얻으려 할 경우 시장이 공멸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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