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시민기자'로 뽑힌 홍승한씨는 이미 경력7년의 프로 독자투고자이다. 평균 1주일에 한 건씩 생활 속에서 느끼는 문제점을 철저히 취재를 한 다음 투고를 한다.이 번에 선정된 문제의 장면을 목격한 것은 마침 식목일이었다. 친구와 함께 집 근처에 있는 봉화산에 나무를 심으러 갔는데 산 입구에서 50년은 됨직한 나무들을 베어내고 굴삭기로 땅을 파내는 장면을 목격했다.
인부들에게 무엇 때문에 나무를 잘라 내느냐고 물어보니 배드민턴장을 짓기 위해서라고 했다. '동네 노인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지나치려고 했는데 주변에는 배드민턴장이 3개나 있었다.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배드민턴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할아버지 두 분께 "평소에 몇 명이나 배드민턴장을 이용하느냐, 하나 더 만들만큼 이용하는 사람이 많으냐"고 여쭈어 봤다.
할아버지들께서는 "지금 있는 것으로도 충분하지"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구청에 전화를 해서 항의를 했으나 "주민들을 위한 체육시설을 만드는 데 뭐가 문제냐"는 반응이었다. "시설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하나 더 필요한 것인가"라고 따져 봤으나 소용이 없었다.
홍씨는 "그 시설이 반드시 필요한 지, 이용자는 몇 명이나 되는지 등을 철저히 조사하지도 않고 무조건 주민을 위한 시설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잘못이 많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꾸준히 행정을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씨의 독자투고 습관은 인생의 진로까지 바꿔놓고 있다. 건국대 화학공학과 4학년인 그는 현재 휴학중이다.
"독자 투고를 자주 하다 보니 사회문제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그래서 사회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하는 언론인이 되고 싶기도 한데 아직 결심이 굳어지지 않아 휴학을 하고 고민 중이다."
그는 현재 한국i닷컴의 시민기자단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 시민기자단 사이트를 '수준 높은 인터넷 여론 광장'이라고 평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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